서울 중구는 지난해 11월 공모 이래 아직까지 당협위원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유력하게 거론된 나 전 의원이 인선안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청와대와 친박 주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친이계 출신인 심재철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중앙특위가 중구 당협위원장을 지 전 대변인으로 내정했다고 한다"며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을 탈락시켰다면 다음 총선 때 경쟁력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라 '자기 편이냐, 아니냐'는 얄팍한 계산 때문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을 탈락시킬 경우 새누리당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파벌적 이익만 따지는 속 좁은 당으로 인식돼 지방선거에서 여성 표를 흡수하는 데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면서 "기초선거 공천유지 이유로 여성 등의 정치진출 기회를 얘기해왔던 당이 있는 재목조차 잘라내고 있다. 경쟁력 있는 여성 정치인을 내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호남지역 지명직 최고위원인 유수택 최고위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후보들과 지방 유세를 다닐 때 보면 가장 인기있고 거부감 없는 연사로 유권자와 당원 사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새누리당에 여성으로 내로라하는 분이 누가 있느냐. 그래도 국민이 알아주는 새누리당 여성의 대표적 인물인데, (나 전 의원의) 공과를 모르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물론 후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좋은 인물을 베어내는 그런 행동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홍문종 사무총장은 "아직 당 조직강화특위에서 누구를 선정할까에 대해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내정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홍 사무총장은 "두 분 모두 당과 나라를 위해 많이 노력한 분인데다 해당 지역에 맞고, 6·4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사람을 고르는 데 고충이 많이 따른다"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거나, 계파 의식을 가지고 선정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에 대해 "오늘 최고위원들의 말씀을 조직강화특위에 전해서 잘 논의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