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13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을 통해 입국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날이 언제 올까 기다렸는데 드디어 소치로 오게 됐다"면서 "경기까지 긴 일주일이 될 것 같다"고 웃으면서 소치 땅을 밟은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피겨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는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개최국 러시아의 떠오르는 신성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단체전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 72.90점, 프리스케이팅 141.51점, 합계 214.41점을 받으며 러시아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여기에 러시아의 홈 텃세도 예상된다. 주관적인 판정의 개입할 개연성이 큰 만큼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다. "피겨라는게 스피드스케이팅처럼 기록경기가 아니다"면서 김연아는 "심판마다 선수들이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마음을 비운다는 각오다. 김연아는 "그동안 찝찝하게 마무리한 경기도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선수들이 노력으로 심사를 잘하도록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부당한 판정을 받더라도 경기의 일부분"이라면서 "내 마지막 경기니까 굳이 그런 판정을 받는다고 달라질 것이 없고 최선을 다하면 그게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니츠카야에 대해서도 입국 때처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김연아는 "어느 경기든 그 전에 우승후보든, 금메달이 누구냐 등 예상은 항상 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생각 떨쳐버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일 컨디션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그날 잘 준비한 만큼 잘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운에 맡기는 게 가장 마음 편할 것 같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든 후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각으로 자정 무렵 도착한 만큼 김연아는 이날 오전 예정된 훈련은 쉬고 오후부터 현지 훈련에 나선다. 오는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