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이날 건설노동자 착취 문제를 둘러싼 유럽의회 공개청문회를 앞두고 가시적인 개선 조치로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카타르 조직위는 50쪽 분량의 노동자 처우 개선 계획을 통해 임금과 복지 수준을 국제적 기준으로 높이고 감독기구를 신설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경기장 건설과 관련한 노동자 착취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사회의 경고에 따른 개선 조치로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조직위는 이번 계획은 1천370억 파운드(약 240조원) 규모의 월드컵 시설 건설 사업에만 적용된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경기장 신설을 비롯해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네팔, 인도, 파키스탄 출신 외국인 노동자에게 처우 개선 혜택이 모두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카타르는 월드컵 시설 건설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열악한 작업 환경에 내몰아 382명이 사망한 사실이 공개돼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 시설 공사현장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착취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네팔 민간단체 '이주네팔인조정위원회'(PNCC)는 지난해 6~8월에만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교통사고, 부상, 추락, 자살 등으로 네팔 노동자 6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니컬러스 맥기헌은 "이번 약속은 카타르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일부만 대상이 되는데다 법적 구속력도 없어서 실질적인 개선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