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은 13일 새벽(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2014 소치올림픽' 남자 1000m에서 1분09초37을 기록했다. 브라이언 핸슨(미국)과 19조에 편성돼 아웃코스에서 달린 모태범은 40명 선수 중 12위에 머물렀다. 네덜란드의 스테판 흐로타위스가 1분08초39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모태범은 4년 뒤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0일 500m에서 4위에 머물면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은 끝내 무산됐다.
당초 모태범은 500m보다 1000m에 의욕을 드러냈다. 전날 훈련에서도 "이번 시즌 1000m 운동을 진짜 많이 했다"면서 "내일은 그걸 한번에 몰아서 힘을 쓸 수 있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아웃코스 출발이 악재가 됐다. 밴쿠버올림픽 사령탑이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현지에서 "모태범은 초반이 강하기 때문에 인코스에서 출발하는 게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거리가 긴 아웃코스에서 먼저 출발하면서 초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200m까지는 16초42로 좋았지만 600m에서 41초91로 1위보다 0.15초 늦었다.
맏형 이규혁(36, 서울시청)은 1분10초04의 기록을 세우며 21위로 올림픽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으로 한국 최다 기록을 세운 이규혁은 경기 후 "후회 없이 경기를 펼쳤다"면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네덜란드 선수들이 나를 우상으로 삼은 것을 보면 뿌듯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 "당분간 빙판에는 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선수로서 마지막 레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어린 선수들이 있는 만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