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女컬링 "김지선 흔들려…선수 교체도 고려"

스위스, 스웨덴에 연패 13일 러시아와 3차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정영섭 감독을 비롯해 스킵 김지선(오른쪽부터) 등 여자 컬링 대표팀이 12일(한국 시각) 소치올림픽 예선 3차전에서 스웨덴에 아쉽게 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소치=임종률 기자)
세계 최강의 벽은 높았다. 그러나 실력보다 실수에 의한 패배라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경기도청)은 12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3차전에서 스웨덴에 4-7로 졌다. 1차전에서 일본을 꺾고 올림픽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이후 2연패를 안았다. 전날 세계 4위 스위스에 이어 이날 1위 스웨덴을 넘지 못했다.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무너진 게 뼈아팠다. 4엔드까지 2-1로 앞섰지만 혼전 중인 5엔드에서 마지막 돌의 자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3실점, 전세가 뒤집혔다. 3-5로 추격한 8엔드에서 대표팀은 후공을 잡아 득점을 노렸지만 오히려 2실점하며 역전 의지가 꺾였다.


정영섭 감독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우리 실수로 자꾸 지니까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스킵 김지선이 마지막에 결정을 내줘야 하는 포지션인데 어제 실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5엔드와 8엔드 작전대로 돼서 득점을 반드시 해줘야 하는데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김지선을 비롯한 이슬비 등 선수들은 이날 "죄송합니다"는 말을 남긴 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사양했다.

돌을 던지는 중요한 주장 자리인 만큼 김지선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특단의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정 감독은 "우리 지선이가 좀 여리다"면서 "자신감만 찾으면 아주 끝내주는 친구지만 한번 자신감을 잃으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선수들이 괜찮은 만큼 선수 교체 카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신미성(36)이 스킵 자리를 맡을 수 있다. 김지선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분위기 반전을 위해 팀의 중심을 맏언니가 잡아주는 것이다.

일단 13일 개최국 러시아와 대결에 집중할 뜻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러시아도 오늘 일본에 져서 침체도 있다"면서 "홈 팬들의 응원은 이미 각오가 돼 있어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훈련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6승은 해야 예선을 통과할 텐데 몇 승을 떠나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민석 코치도 "스위스, 스웨덴은 강팀이었지만 러시아와 경기는 공격적으로 갈 것"이라면서 "잔 실수만 줄인다면 해볼 만하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대표팀은 경기장 밖에서 잠깐 미팅을 가졌다. 정 감독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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