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동해안 6일째 폭설, 재산피해 25억에 인명피해 발생

무허가 시설 많아 피해 보상 '막막'

경북 산간지역은 지난 7일부터 엿새째, 포항과 경주 등 도심지역은 9일부터 나흘째 최고 1m가 넘는 폭설이 내리고 있다.

폭설로 인한 피해금액은 공식적으로만 21억 원을 넘어섰고 일부 시군의 미집계 피해를 합하면 25억 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무허가 시설이 많아 피해보상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내린 눈으로 봉화군 석포면에는 135cm의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했고, 울진군 온정면 84cm, 영양군 수비면 66cm, 포항시 죽장면과 경주시 불국동은 58cm의 눈이 쌓였다.

이번 눈폭탄으로 포항시 죽장면에서만 90동의 비닐하우스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등 경북지역 7개 시군 178동의 하우스가 피해를 입었다.

또 축사 11동과 퇴비사 3동, 농사용 창고 7동, 버섯재배사 10동, 인삼재배시설을 비롯한 13곳도 무너졌고 부추와 토마토 등 농작물 1.4ha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도는 폭설로 인한 재산피해 규모가 21억7천6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포항이 8억7천200만원으로 가장 많고, 경주가 4억3천500만원, 울진 3억9천700만원 순이다.

특히 경주지역의 폭설 피해가 급속히 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도심에만 지금까지 45cm의 눈이 내렸고, 천북면에는 70cm의 기록적인 눈이 왔다.


이로 인해 천북면과 양북, 양남면의 블루베리 농가 8곳에서 방조망이 전복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고, 양남과 천북, 산내면 등 7개 농가의 축사 8동이 무너졌다.

또 지난 11일 오후에는 경주 계림초등학교 강당의 철제 지붕이 무너지는 등 경주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4곳의 건축물이 폭설 피해를 입었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12일 오후 1시10분쯤 경주시 황성동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 포장공장의 철제 지붕이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이 회사 직원 김 모(59)씨가 부상을 입었다.

김 씨는 점심시간 이후 공장 지붕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직원들을 급히 대피시키고 빠져나오다 갑자기 지붕이 무너지며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는 지금까지의 피해액은 축산시설 2억8천500만원을 비롯해 7억2천만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북도의 집계와는 3억원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다른 시군도 비슷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경북지역 전체 피해액은 25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동해안을 중심으로 폭설 피해가 크게 늘고 있지만 피해지원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선 지자체의 경우 피해총액이 30억원 이상이 돼야 국고지원을 받을 수 있고, 30억 이하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복구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주지역의 경우 파손된 8동의 축사 중 4동이 무허가 축사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농민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신속한 현지조사를 펼친 뒤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고 피해농가가 요청할 경우 대민지원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라면서 "무허가 축사 피해농가에도 축산장비와 사료자금 등을 우선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2일 폭설로 큰 피해가 난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를 찾아 "농민들이 하루 빨리 영농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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