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의학연구소(MRC)의 나이마 에이브러햄스 박사 연구팀은 12일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한 '비(非) 파트너 성폭력의 전 세계적 출현율(prevalence) : 체계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0년 기준으로 56개국의 15세 이상 여성 7.2%가 친밀한 파트너가 아닌 이로부터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를 강요받는 등 성폭력을 당한 적이 최소 한 번 이상 있다고 밝힌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지난 1998년∼2011년 발표된 선행 논문들을 토대로 이들 국가의 성폭력 추산치 412건을 검토, 이같은 수치를 도출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국가들의 성폭력 실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여성 21%가 비(非) 파트너로부터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미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짐바브웨로 대표되는 사하라 이남 남부 국가에서는 이 비율이 17.4%로 추산됐다.
호주·뉴질랜드도 여성 16.4%가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비율이 높은 축에 속했다.
남아시아(인도·방글라데시)의 성폭력 경험자 비율이 3.3%로 가장 낮았으나, 실제 성폭력 건수는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지역들 간에 큰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성폭력 경험을 드러내는 정도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며 일부 문화권에서는 피해자들이 사회적 낙인 탓에 이를 숨기는 경향이 더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