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은 작년 11월 장 전 주석, 리펑(李鵬) 전 총리 등에 대해 체포 영장 발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로 지연되다가 이날 고등법원 판사인 이스마엘 모레노가 공식 서명했다.
모레노 판사는 "장 전 주석은 티베트인을 고문하고 그들의 인권을 짓밟은 자신의 부하에 대해 감독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모레노 판사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티베트인 대량 학살 혐의로 장 전 주석 등을 체포하라고 요청했다.
스페인은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반인륜적 범죄 등 국제 범죄에 대해서 자국에서도 재판할 수 있는 보편적 재판 관할권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의 친티베트 단체는 티베트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을 처벌해 달라며 스페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스페인 법원이 공식적으로 중국 전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자 중국은 예상대로 거세게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스페인의 관련 기관이 중국의 엄정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강한 불만과 함께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반박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스페인 당국에 우리의 엄정한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스페인 정부가 달라이 라마 세력의 분열 기도를 정확히 보고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함으로써 양국관계의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을 도모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작년 스페인 법원의 체포 영장 발부 결정에 반발하면서 경제 제재 등의 위협을 가했다.
그러자 스페인 정부는 최근 보편적 재판 관할권의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