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의회 "폭력시위는 테러"…反테러법 처리 가속

시위 취재하다 다친 방송사 카메라맨 나흘만에 사망

브라질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방송사 카메라맨이 폭발사고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폭력 시위에 대한 거부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항의해 시작된 시위는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과 공공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시위가 과격 양상을 띠면서 인명·재산 피해를 내자 국민으로부터 갈수록 외면당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민영 방송사인 반데이란치스(Bandeirantes)의 카메라맨 산치아고 일리지오 안드라지(49)가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시위를 취재하다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나흘 만인 이날 사망했다.

안드라지는 지난 6일 리우 시내에서 벌어진 시위를 취재하던 중 시위대가 던진 폭발물이 머리 근처에서 터지는 바람에 두개골이 파열되고 왼쪽 귀를 심하게 다쳤다. 안드라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전 뇌사 판정을 받았으며, 결국 숨을 거뒀다.

사건 발생 당시 리우 시내에서는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했다.

지난해 상파울루 시에서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는 전국의 주요 도시로 번졌다. 부정부패 척결과 공공서비스 개선, 막대한 재원을 들이는 월드컵 개최 반대 등의 구호를 내걸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블랙 블록'(Black Bloc)이라는 단체가 개입하면서 시위는 점차 폭력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복면을 쓴 '블랙 블록' 회원들은 공공시설물을 훼손하고 은행과 상점을 공격하는가 하면 차량을 불태우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카메라맨 안드라지가 당한 사고를 계기로 '블랙 블록'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과격 시위를 비난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일간지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과격 시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위의 자유가 생명을 빼앗는 데 사용될 수는 없다"면서 연방경찰이 안드라지 사건 수사를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우 주 정부는 성명에서 "언론의 자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면서 "시위할 권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이지만, 폭력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와 공공권력의 대화야말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주 정부는 덧붙였다.

'블랙 블록'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페이스북의 '블랙 블록' 페이지에는 안드라지의 사고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그의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블랙 블록'은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과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에 있다며 불만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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