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의 로스 펠리츠에 문을 연 이 커피숍은 '덤'이라는 단어만 빼면 유명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와 똑같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영어 단어 '덤'은 멍청한, 바보 같은 등의 뜻을 갖고 있다.
덤 스타벅스에서는 '덤 바닐라 블론드 로스트', '덤 차이 티 라떼', `덤 캐러멜 마키아토 등의 메뉴가 있고 컵의 크기도 '덤 그란데', '덤 톨' 등이 있다.
이 가게가 개점하는 주말에 공짜로 커피 등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손님들이 문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몰려들었다.
그러자 이 가게를 누가, 어떤 의도로 열었냐는 것을 놓고 관심이 쏠렸다.
WSJ는 이 가게에 두 명의 직원이 있지만 이들도 덤 스타벅스와 관련한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자신을 앰버라고 밝힌 여성 직원이 "인터넷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던 중 어떤 남자와 짧은 인터뷰를 한 후에 일하게 됐다"면서 그 남자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매장이 화제가 되자 캐나다 출신의 코미디언이자 TV쇼 진행자인 네이선 필더가 자신이 이번 일을 꾸몄다고 밝혔다.
필더는 10일 LA의 덤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취재진에 자신이 문을 연 사실을 공개하며 조만간 뉴욕 브루클린에 두 번째 매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덤 스타벅스 로고가 그려진 초록색 앞치마를 두른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필더는 미국 케이블채널 코미디 센트럴에서 '네이선 포 유'라는 리얼리티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 쇼에서 필더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기상천외한 전략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스타벅스 상호 사용과 관련, 패러디 목적의 상호 사용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A 시 당국은 10일 보건 허가 없이 영업한 덤 스타벅스에 대해 폐쇄 조치를 명령했고 가게는 문을 닫았다.
이에 앞서 스타벅스는 상호를 무단 사용한 덤 스타벅스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짐 올슨 스타벅스 대변인은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머를 존중하지만, 그들이 우리 상호를 사용할 수는 없다"면서 "(스타벅스는) 보호받는 상호"라고 강조했다.
올슨 대변인은 덤 스타벅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선택권을 가늠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