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용의자 전화위치 추적해 무인기로 폭격"

미국이 테러용의자의 휴대전화 위치신호 분석을 토대로 무인항공기(UAV·드론) 폭격을 단행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당국은 '표적'이 되는 휴대전화 이용자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보다 위치신호 추적에 치중하고 있어 테러와 무관한 인명이 희생됐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됐다.

독립언론 '퍼스트룩미디어'(FLM)는 10일(현지시간) 창간한 온라인잡지 '인터셉트'(The Intercept)의 첫 기사로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FLM은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야가 자금을 지원한 매체다.


인터셉트는 익명의 무인기 조종 담당자의 증언과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 내부 문건 등을 토대로 "NSA가 휴대전화 신호를 추적해 무인기 폭격 대상의 위치를 찾아낸다"고 전했다.

NSA가 전화통화 기록 등 '메타데이터'와 휴대전화 심(SIM)카드 신호 분석 등으로 표적의 소재지를 집어내면, 중앙정보국(CIA)이나 미군이 이를 바탕으로 무인기 폭격 명령을 내린다는 것이다.

NSA의 적대세력 위치추적 담당 프로그램은 '지오셀'(Geo Cell)이라고 불렸으며 예멘과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지에서 진행된 무인기 공격에서 이용됐다.

한 NSA 내부 기밀문건에서는 2011년 예멘에 있던 알카에다 핵심인물이자 미국 시민인 안와르 알아울라키를 사살한 무인기 폭격에도 NSA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한 무인기 폭격에 점점 의존하게 되면서 무고한 사람이 희생이 불가피하게 됐다.

문제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사람이 실제 테러 용의자인지 직접 확인하지 않고 위치추적 결과만 가지고 폭격이 이뤄지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무인기 조종을 담당했던 익명의 관계자는 "폭격이 이뤄진 곳에 (추적한) 휴대전화가 있다는 건 알지만 실제 전화기를 가진 이가 누구인지는 모른다"라며 "우리는 문제의 전화기가 악당의 손에 쥐어져 있기를 바라면서 추적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자신이 참여한 한 드론 공격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주변인이 함께 희생된 사례도 있었다면서 "그들은 테러리스트였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가족 등 무고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보도에 즉답은 피한 채 "우리의 평가작업은 단편적인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인터셉트는 전했다.

이번 보도에는 NSA의 무차별 정보수집과 도·감청 활동을 처음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전 가디언 기자가 참여했다.

인터셉트는 NSA와 국가정찰국(NRO) 등 정보당국 본부 야경을 항공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경매업체 이베이의 창업자인 오미디야는 독립언론인 FLM에 2억5천만 달러를 내놓았으며 이 가운데 출범 작업에만 5천만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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