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보은인사 논란…"'멍청한 아마추어'에 대사직"

폴리티코매거진, 대선지원 호텔업자·TV PD에 전리품

대선 자금 '돈줄'들에게 각국 주재 대사직을 나눠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보은인사가 미국 외교정책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발행하는 격주간지 '폴리티코매거진'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유럽 각국 주재 대사 후보자들은 지난 7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잇따라 '부실함'을 드러냈다.

노르웨이 주재 대사로 내정한 호텔업계 큰손 조지 츠니스는 노르웨이가 입헌군주제 국가라는 사실 등 기본적인 국가정보도 알지 못해 빈축을 샀다,

헝가리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할리우드 TV 프로듀서 출신 콜린 브래들리 벨 역시 미국이 헝가리에서 갖는 전략적 이익을 설명해달라는 의원 질의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비해 미국 주재 노르웨이 대사는 31년 경력의 베테랑 외교관이고 헝가리 대사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7년간 일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폴리티코매거진은 이런 '경력의 불균형'이 주요 외교직을 정치적인 전리품으로 주는 미국의 전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당과 연줄이 있는 돈 많은 바보'에게 대사직을 주는 후진적인 관례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들어 이런 추세가 더 심해졌다고 이 매체는 꼬집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문 외교관이 아닌 해외 주재 대사는 민주당·공화당 정권을 막론하고 전체의 3분의 1 수준 정도였는데 오바마 2기에서는 절반을 넘어섰다.

폴리티코매거진은 호텔업자나 TV프로듀서가 미국 대사감이 된 가장 명백한 이유는 돈이라고 진단했다.

벨은 오바마 재선을 위해 210만달러(22억5천만원 가량)를 모금했고 2009년 공화당에서 민주당 지지자로 돌아선 츠니스는 98만8천달러(10억6천만원)를 끌어왔다.

이들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사 지명자 인준을 맡은 상원의 주요 의원들을 상대로도 선거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처럼 '돈 주고 공직을 산' 비전문 외교관은 허수아비 대사 노릇을 하는 선에서 무난하게 임기를 마치기도 하지만,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도 많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유대인 자선가 출신 신시아 스트롬은 50만달러 가량을 지원해 오바마 1기 행정부 때인 2009년 룩셈부르크 주재 대사로 임명됐는데, 내부 감사에서 그의 부임 이후 불거진 인사갈등과 불명확한 비용 사용 숱한 문제가 지적되자 2011년 초 사임했다.

당시 감사관은 룩셈부르크가 비교적 안락한 근무지로 선호되는데도 대사관 내부 문제가 너무 심각해 4명이나 사직 또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보발령을 신청했다고 전하면서 직원들 스트레스를 점검하기 위해 의료진 파견까지 권고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등 이전 정권에서도 음주난동을 부리거나 대사관저에 매춘부를 끌어들이고, 외교행낭에 마약을 숨겨 들여오는 등 비전문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폴리티코매거진은 "(아마추어) 호사가들을 외교관으로로 보내는 관행의 진짜 대가는 대중의 혼란과 미국의 이해관계를 해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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