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은 11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자금산장(紫金山莊) 호텔에서 만나 양안 장관급 회담을 개최한다.
양안 당국자가 공식 회담 테이블에 마주앉는 것은 국공(國共) 내전으로 1949년 분단된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회담에선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소 상호 설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 참여, 양안 정부기구 간 상시 대화채널 구축, 언론 매체 상호 상주 허용 등의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 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대화' 가능성이다.
하지만 양안 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가을로 베이징 근교에서 열리는 APEC을 주목하고 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온 중국은 APEC과 같은 국제행사 공간에서 대만과 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또 대만이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총통 신분으로 회담을 희망하는 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만 대륙위원회도 이번 회담에서는 양안 정상회담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왕 주임위원은 12일에는 중화민국(中華民國)을 건국한 쑨원(孫文·손문)의 묘를 참배하고 난징대학교에서 특강을 한다. 이어 13∼14일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하고, 현지 대만인 학교에 들른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장관급 회담은 '당 대 당' 대화나 준 정부기구 성격의 협상 채널에 의존해온 그간 양안 대화가 공식 정부기구 채널로 전환되는 의미가 있다.
양안 당국 교류가 일상화, 제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2시간여로 예정된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기보다는 처음 마주앉았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측은 회담 뒤 공동성명은 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이 정부 대 정부
대화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회담 결과를 담은 비망록을 작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 장즈쥔 주임의 대만 답방 일정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측은 이르면 오는 4월께 중국 정부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대만언론은 소개했다.
이번 장관급 회담 외에도 올 상반기 양안 간 고위급 접촉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오는 17∼19일 베이징을 방문, 시진핑과 만나는 데 이어 조만간 제10차 양안 회담도 열릴 계획이어서 중국과 대만간 관계개선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