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폴은 9일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 차관보의 "빌어먹을 EU(유럽연합)(f*** the EU)" 발언이 녹음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맥폴은 미국인들은 전화녹음 등이 러시아에선 '합법'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를 방문하는 미국인들은 러시아 정부가 막강한 전화, E-메일 등의 감청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합법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의 주요 감청 표적이었다면서 "내가 주요 관심대상이라는 점은 분명하며 그들은 수시로 내가 개인적이라고 생각한 대화까지 도청했다. 이런 게 러시아의 근무 환경"이라고 밝혔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 간첩으로 일한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엔 "증거에 입각해 말할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맥폴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스노든이 귀국해 법원이 그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가 원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맥폴 대사는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 사임하고 귀국하기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를 떠나기 전에 푸틴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전하고 싶다"면서 "미국 대사로서 러시아에서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고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직을 수행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5년 전 '리셋'(reset·미-러 관계 개선) 정책을 시작했으며 미국과 러시아는 많은 문제에서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이란, 시리아 화학무기 등의 국제 안보 문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양국이 이견을 보이는 문제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스노든 문제와 양국간 인권 논쟁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털어놨다.
맥폴 대사는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가족과의 재회를 위해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이달 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 출신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그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러시아 대사로 재직해 왔다.
그는 대사 재직 기간 중 푸틴 대통령의 대외 강경 노선과 야권 탄압 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야권 인사들을 접촉하는 등의 '튀는 행동'으로 크렘린궁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