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동유럽의 중심은 우크라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키예프 공국이었다. 모스크바는 한참 뒤 몽골이 동유럽을 침범하면서 등장한다. 징기스칸의 손자 바투가 15만 기마군단을 구성해 러시아 침공에 나서 우랄산맥을 넘어 볼가르 족(族)을 쳐부수고 모스크바, 헝가리, 폴란드 지역까지 점령해 거대한 제국을 세운다. 이 때 몽골이 통치한 제국을 금장국(金帳國)이라 부른다. 이 무렵 모스크바 공국이 변방에 생겨났는데 주로 키예프 공국이 몽골로 보내는 조공을 정리하는 중개소 역할을 맡았던 작은 나라였다.
몽골의 지배와 항전이 거듭되면서 러시아는 문화적으로 아시아적 감성과 깊이를 더했지만 서유럽의 르네상스에 제때 참여하지 못하고 뒤처지기도 했다. 유럽이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나뉘는 2가지 결정적 요인이 있는데 하나는 몽골의 지배이고 하나는 공산주의의 지배.
러시아를 이룬 다수 인종은 슬라브족이다. 슬라브족은 인도·유럽어의 한 종류인 슬라브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통틀어 일컫는 명칭이다. 유럽 최대의 민족으로 하얀 피부에 금발이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동슬라브,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는 서슬라브, 세르비아·크로아티아는 남슬라브로 구분한다.
슬라브 족은 동유럽을 기반으로 살았는데 동로마제국에게 눌리고 동방의 강국 터키에게 밀리고, 서쪽은 오스트리아에게 가로 막혀 꼼짝 못했다. 강대국들은 걸핏하면 슬라브 민족을 약탈하고 포로로 잡아 노예로 팔았다.
남자들은 건장하고 여자들은 금발에 하얀 피부로 미인이 많아 탐을 낸 것. 흑해 부근에 슬라브족 노예시장이 융성했다고 하고 멀리 있는 스웨덴 바이킹 족까지 쳐내려와서 노예무역 기지를 세우고 슬라브족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체코의 프라하가 유명한 노예무역 도시. 러시아가 일찌감치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도 기독교 국가끼리의 약탈과 노예사냥은 자제했기에 재난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몽골의 지배를 받으며 다시 유린되는데 몽골이 지배한 러시아 금장국 여러 나라 중 하나인 크림한국이 시베리아 슬라브족을 잡아다 터키에 팔던 노예중개무역국가. 이것이 노예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가 슬레이브가 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