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지사 선거 마스조에 압승…아베 독주 가속(종합)

호소카와 3위 그쳐…아베-고이즈미 대리전서 아베 승리

9일 치러진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지지를 받은 마스조에 요이치(65·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이 압승, 아베 체제의 국정 독주가 이어지게 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 개표결과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의 지원을 받은 마스조에 후보는 211만2천979표를 획득하며 타 후보를 압도했다.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 전 일본 변호사연합회장(98만2천595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95만6천63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61만865표)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마스조에는 이로써 인구 약 1천300만명에 연간 13조3천억 엔(약 140조원· 2014년도)의 예산을 집행하는 일본 수도의 행정 책임자이자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 책임자의 중책을 맡게 됐다. 임기는 4년이다.

2012년 말 출범한 아베 내각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의 여당후보인 마스조에 후보가 압승함에 따라 아베 정권의 국정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또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대학교수와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마스조에는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작년 7월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 8월 제1차 아베 내각의 개각 때 입각, 2년간 후생노동상으로 일했다.

이번 선거기간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 수도권 직하 지진 등에 대비한 방재 대책 강화, 사회보장 대책 등을 강조했다. 고령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그의 후생노동상 경력과 여당 지지 후보라는 안정감이 압승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도쿄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복지, 재해방지, 그리고 무엇보다 도쿄올림픽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경기, 고용, 사회보장 제도, 재해방지, 에너지, 도쿄올림픽 등에서 정책의 방향성을 같이하는 마스조에 도지사의 탄생은 앞으로의 아베 정권에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각적인 탈원전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호소카와 후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전면적인 지원과 민주·생활·결속당의 지지를 받았지만 표심이 탈원전보다 경기와 고용, 복지 문제 쪽에 더 쏠리면서 3위에 그쳤다.

3위에 그친 호소카와는 패인에 대해 "출마를 망설이느라 준비기간이 짧았고 '탈원전'이 좀처럼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민당과 공산당의 지원을 받은 우쓰노미야 후보는 예상외의 선전을 했지만 탈원전 지지파 및 진보 성향 유권자의 표가 자신과 호소카와 후보에게 분산되면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탈원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던 호소카와와 우쓰노미야가 단일화하지 못한 것도 마스조에의 낙승에 순풍이 됐다.

또 난징(南京)대학살을 부정하는 등의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 NHK경영위원이 지원연설을 한 극우성향의 다모가미 후보도 교도통신 출구조사 결과 20대 유권자로부터 마스조에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얻으며 존재감을 알렸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46.14%로, 중의원 선거와 함께 치른 직전 선거(2012년 12월)의 62.6%를 크게 밑돌았다. 전날 내린 폭설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역대 3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전 지사가 불법자금 의혹으로 작년 말 자진사퇴함에 따라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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