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무라야마 전 총리 '만날까 말까' 고민되네

역대 일본 정권 중 식민지배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사죄한 것으로 평가받는 무라야먀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오는 11일부터 2박 3일간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브리핑을 통해 심상정 원내대표의 초청으로 방한한다고 밝혔다.

관심을 끄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라야마 전 총리를 만날 지 여부다. 무라야마 전 총리 측은 박 대통령을 면담할 의사를 밝혔고, 정의당은 이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8월 15일 종전 50주년 기념일 당시 일본 총리로서 담화를 발표해 "일본이 전쟁으로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었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여러 국가와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면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했다.

박 대통령이 이런 무라야마 전 총리를 만날 경우 과거 침략 역사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독도문제와 교과서 문제 등에서 극우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아베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아베 정권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등 우리 정부가 취할 바람직한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무라야마 전 총리 방한시 우리측 인사의 면담 여부, 면담 수준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무라야마 전 총리 면담 여부는 외교부에서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당 출신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열린 사회당 모임에 참석해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와 관련해 "본인의 기분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라를 파는 것 같은 총리가 있는가"라고 언급하는 등 아베 총리를 강력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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