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지 1년 뒤인 1971년 8월, 냉장고가 거의 없던 그 시절 신선도가 생명인 유제품을 신속히 배달 판매하기 위해 야쿠르트 아줌마 47명이 처음으로 채용됐다.
미혼인 여공들이 산업화의 주역이었다면, 가정을 꾸린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화장품 방문 판매 요원들과 함께 육아와 생계를 동시에 맡는 성장의 역군이었다.
당초 47명이 지금은 전국 600여개 영업점에 만 3천명으로 증가했다. 평균 나이는 44.3세로 정확히 우리 사회 여성들의 허리에 해당된다.
이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사상 처음으로 총 집결하는 행사를 갖는다. 바로 오는 22일 청평에서 열리는 ‘야쿠르트 대회’이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에서 6시까지 열리는데, 최고 하이라이트는 새롭게 선보이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복장이다.
한국야쿠르트 채금묵 팀장은 “시대별 유행에 따라 스카프를 두르는 등 복장이 조금씩 변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디자인이 전면 교체되기는 창립 이후 43년 만에 처음”이라며 “패션쇼 실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춘추복 하복 동복이 모두 공개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자인을 맡은 사람은 여성복 ‘구호’를 만들어 파리 무대까지 진출한 유명 디자이너 정구호씨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디자인은 기본 색상을 노랑에서 베이지로 바꾸고 재킷 우의 등에는 다양한 색상이 가미될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의 기본 이미지는 ‘건강 컨설턴트’로 수렴된다. 단순히 제품을 배달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제품의 건강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의 느낌을 주고, 실제 고객들의 건강에 대해 상담까지 하는 역할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사실 통상적으로 해마다 3천여 명 정도가 참석하는 행사를 해왔지만, 올해는 창립 45주년을 맞아 각별히 행사 규모를 키웠다.
전국 방방 곳곳에서 활동하는 만 3천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이야말로 회사의 핵심 역량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바로 한국 야쿠르트의 기본 경쟁력이고, 이는 불변의 진리라는 것이 사내에 형성된 공감대”라는 것이 바로 채 팀장의 얘기이다.
이런 영업 특성 때문에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좀 더 수월하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회사 내의 중요 화두가 된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빌딩 건물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건물 관리 회사와 협상을 하는 테스크 포스팀이 운영되는가 하면, 제품을 보다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탑승형 전동카트’가 제작돼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화이팅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행사에는 판매 우수 사원 2명(수도권 59세 김금숙씨, 지방권 42세 김희정씨)에게 소나타 승용차가 지급되고, 가수 백지영 씨 등의 무대도 마련된다.
한국야쿠르트는 한 때 ‘야쿠르트 아줌마’를 대신할 세련된 이미지의 명칭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야쿠르트 아줌마’처럼 친숙한 느낌의 적절한 이름을 찾을 수 없어 네이밍 작업은 포기했다고 한다.
탑승형 전동카트를 탄 새로운 복장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우리 주변에 등장하면서, 우리 사회 일상의 풍경도 조금은 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