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최명길의 부창부수, 중장년층 표심 잡기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부인 최명길씨가 지난 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민들께 세배드립니다' 투어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사는 김모(72.여) 씨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 인근 제일시장을 찾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 시장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그런데 시장에 들어선 김 씨의 시선이 줄곧 머문 곳은 김 대표가 아니라 김 대표의 부인인 최명길 여사였다. 유명배우인 최 여사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싶었던 것이다.

김 대표가 7∼9일 강원도와 대구, 부산 등을 도는 세배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도 부인과 함께 한다. 김 대표는 지난 설 연휴 때도 부인과 함께 호남과 충청을 순회했다.

실제로 김한길 대표와 최명길 여사가 동행하면 아무래도 정치인보다는 인기 연예인인 최 여사에게 더 많은 눈길이 모인다.

김 대표도 인정한다. 그는 지난 7일 강원도 춘천의 한 닭갈비집에서 “사람들이 자꾸 저를 안보고 한쪽만 쳐다 본다”며 “그래도 부부가 같이 인사드리면 반겨주신다”고 말했다.


최 여사도 민주당과 대표인 남편이 처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최 여사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편이 동행 요구에 “조금이라도 주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복을 입는 것이나 혼자 머리를 묶었다 풀었다하는 것이나 옷도 입었다 벗었다를 하루에 서너번씩 하는데 불편하다 생각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최 여사의 내조는 김 대표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된다.

최 여사는 지난해 5월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회의원과 대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전당대회장에는 황신혜, 김성령 씨 등 후배 여배우들을 대거 동원해 다른 당 대표 후보들이 넘볼 수 없는 막강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지난 설 때는 부부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함께 인사하는 동영상과 이 동영상의 메이킹필름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 일부 질투와 부러움의 시선이 있기도 하지만 중장년층의 표심을 사로잡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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