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안철수신당을 겨냥해 쏟아낸 비판이다.
황 대표는 "새로운 정당이라면 자신만의 영역이 분명해야 한다. 자신의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과연 자신의 영역이 뚜렷한지 국민 앞에 밝혀 국민의 선택을 당 차원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충고까지 곁들였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야당을 공식 연설을 통해 견제하고 나선 이례적인 상황에서 보듯 최근 새누리당의 안철수 때리기는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가장 큰 목적은 6.4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 차단이다. 안철수신당 측의 독자노선으로 야권 표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의 신당이 참신성은커녕 기존 정당 뺨치는 구태를 선보였다. 야합 구태정치 행태가 점입가경"이라고 직격했다.
‘연대론은 패배주의 시각’이라던 안 의원이 최근들어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며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 주장에 따르면 안철수신당이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 수십명을 빼내가려는 서명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새정치를 한다는 신당이 구태정치의 단골메뉴인 사람 빼가기, 즉 정치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에게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안철수 의원도 답변을 하라"고 양측을 부추겼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의원이 ‘시사인’ 인터뷰에서 "안철수신당이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을 콕 집어서 "신당 창당에 매진하고 있는 안 의원 측에 재를 뿌리는 발언"이라며 "안철수신당이 문 의원의 아바타당인가. 후보 나눠먹기 선거 연대를 할 순 있겠지만 새 정치는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갈등을 키워서 야권연대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안철수 맹폭은 야권연대 저지에 실패한 경우도 상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이 내건 새정치에 최대한 흠집을 냄으로써 야권연대의 정치적 부당성을 부각시킨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7일 회의에서 “새정치를 무색하게 하는 안철수신당의 행보에 국민은 더 이상 희망을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에서도 이런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여기에는 안 의원의 지지 기반이 새누리당과 일정 부분 겹친다는 점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의 지지층은 중도보수 성향이 많아 우리 당의 표를 일부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야권연대가 성사돼 안철수신당이 경쟁력있는 후보로 덤빈다면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좀더 장기적으로 본다면 차기 대선에 대비한 사전 작업의 성격도 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나타났던 ‘안풍(安風)’의 파괴력이 다시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철수 깎아 내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커다란 어른이 축복은커녕 저주를 퍼붓는 모습과 같다”고 반박했다. 또 “거대 양당의 근거 없는 비난이 더욱 드세지고 있다”며 “수십년 기득권 정치체제가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느끼게 됐다”고 맞섰다.
그는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는 어떤 협력과 연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치공학적 선거 연대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신당은 7일부터 14일까지 당명을 공모해 16일 발표하고 17일에는 3월 창당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