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성(聖)모자' 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금 광산에 처박히는 수난을 겪었다.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벨기에에서 성모상을 빼앗아와 오스트리아 알타우세 광산에 숨겨놓았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이처럼 전쟁의 포화를 틈타 유럽의 미술품을 약탈했다. 자국 내에서도 비독일적이거나 나치의 이상과 합치되지 않는 예술품을 '퇴폐 예술'이라고 명명한 뒤 압수에 나섰다.
이렇게 몰수한 미술품은 시장에 팔아서 제국 활동비와 전쟁 비용으로 충당했고 걸작들은 따로 보관해 히틀러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린츠에 세울 총통 미술관에 전시할 계획을 세웠다. 물론 이는 독일 패망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2012년 국내에서도 출간된 '모뉴먼츠맨'의 저자 로버트 M. 에드셀은 1990년대 말 이탈리아 피렌체에 거주할 당시 문득 이런 질문을 떠올렸다.
'유럽의 훌륭한 기념물과 미술품은 어떻게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이겨내고 살아남았을까?'
이것이 그가 모뉴먼츠맨, 우리 말로 기념물 전담반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였다. 그때부터 비공개 문서들을 입수해가며 기념물 전담반을 연구하는 데 긴 세월을 바쳤다.
브렛 워터와 함께 쓴 모뉴먼츠맨은 두 사람이 유럽 전역을 발로 뛰며 기념품 전담반의 발자취를 추적한 역사 다큐멘터리다.
기념품 전담반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을 도와 히틀러의 손아귀에 들어간 문화재와 예술품을 환수하는 임무를 맡은 특수 부대를 뜻한다. 이들은 전투와는 거리가 먼 미술계 관계자가 대부분이었다. 창단 당시 자원 입대한 60여 명은 박물관 관장, 큐레이터, 건축가 등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할리우드의 매력적인 독신남 조지 클루니가 연출 각본 제작 주연까지 1인 4역한 영화 '모뉴먼츠 맨:세기의 작전'은 이 책을 바탕으로 당시 예술품을 지키려 했던 7인의 활약상을 담았다.
히틀러에 의해 세기의 걸작을 잃을 절체절명의 위기 속, 미술 역사학자 프랭크(조지 클루니)는 이를 막기 위해 예술품 전담부대 모뉴먼츠맨 결성을 주도한다.
예술품을 지키는 것이 목숨을 걸 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설득 끝에 마침내 모뉴먼츠맨 결성을 허가 받는다.
미술관 관장, 건축가, 조각가, 미술품 거래상, 예술품 감정가 등 뜻을 함께 한 대원들로 구성된 모뉴먼츠맨은 나치로부터 5백 만점 이상의 도난 예술품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 한 가운데로 나선다.
하지만 전투 경력 전무, 예술품 보존을 위해 폭격마저 저지하려는 그들은 오히려 전쟁의 방해꾼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고 패망한다면 모든 것을 파괴하라는 히틀러의 지침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감독 데뷔작 '컨페션'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클루니는 지난 2006년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굿 나잇, 앤 굿 럭'으로 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네 번째 연출작 '킹메이커'는 201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모뉴먼츠 맨은 6일 개막한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클루니는 우연한 기회에 원작 소설을 접하고 흥미진진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소재와 중대한 의미를 가진 이야기에 끌려 영화화를 결심했다.
그간 함께 작업을 해왔던 제작자 그랜트 헤스로브, 프로덕션 디자이너 제임스 D. 비셀 등을 비롯해 평소 친분 있던 맷 데이먼, 케이트 블란쳇을 비롯해 빌 머레이 존 굿맨 등 쟁쟁한 배우들을 캐스팅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클루니는 앞서 20세기폭스코리아가 공개된 특별영상에서 "맷 데이먼이 워낙 싸서(cheap) 캐스팅했다" 등 능청스런 유머로 이 영화를 소개했다.
또한 그는 "예술은 인류의 역사이기 때문에 목숨을 바칠 만큼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