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형 정치스캔들 핵심인사 이탈리아서 체포

신분 숨기고 은둔생활…브라질 정부, 추방 요구

브라질 집권당의 의원 매수 스캔들 연루자로 지목돼 이탈리아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인사가 체포됐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방코 도 브라질(Banco do Brasil)의 고위직을 지낸 엔히케 피졸라토60)가 전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북쪽으로 322㎞ 떨어진 마라넬로에서 체포됐다.


피졸라토는 여권 등 신분증을 위조해 지난해 11월부터 조카의 집에서 머물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아킹 바르보자 연방대법원장은 11월 15일 의원 매수 스캔들 연루자 1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에서 수석장관을 지낸 조제 지르세우와 집권 노동자당(PT) 전 대표 조제 제노이노, 기업인 마르코스 발레리오, 노동자당 전 재무국장 델루비오 소아레스 등 사건 연루자들이 교도소에 수용됐다.

12명 가운데 한 명인 피졸라토는 이중국적자 신분을 이용해 이탈리아로 달아났고, 브라질 연방경찰은 인터폴에 피졸라토 체포를 요청했다.

'멘살라웅'(Mensalao)으로 불리는 이 스캔들은 룰라 전 대통령 정부 때인 지난 2005년 6월 브라질노동당(PTB) 대표였던 호베르토 제페르손 전 의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노동자당이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을 돈으로 매수했다는 것이 스캔들의 핵심이다. 이 스캔들 때문에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고 한때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파문을 일으켰다.

연방검찰은 2006년 4월 '멘살라웅' 연루자 40명을 기소했고, 연방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007년 8월부터 본격적인 심리가 진행됐다.

연방대법원은 2012년 8월 초부터 4개월에 걸쳐 계속된 재판에서 기소된 40명 가운데 25명에게 범죄단체 구성과 돈세탁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했다.

25명 가운데 12명은 변호인을 통해 감형을 요청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재심을 벌인 끝에 교도소 수용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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