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에겐 두개의 이름이 있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솔로가수 M이 그것이다. 지난해 신화 데뷔 15주년을 맞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민우는 올해 데뷔 10주년 스페셜 앨범 '엠텐'(M+TEN)을 들고 나왔다.
2003년 11월, 솔로활동을 시작한 뒤 그룹과 솔로를 오가며 가요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민우의 10년을 되짚었다.
M, 따로 또 활동의 시작
신화는 솔로, 연기, 예능 등 '따로 또 같이'라는 요즘 아이돌의 활동 방식을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돌이다. 특히 이민우의 솔로 활동은 팀을 유지하면서도 성공적으로 솔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성공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그동안 신화 3집 앨범에 '소울'(Soul)을 시작으로 매 앨범 자작곡을 수록하며 음악적 색깔을 내비쳤던 이민우는 2003년 11월 22일 1집 앨범 '언-터치-에이블'(Un-Touch-Able)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성향을 드러냈다.
사실 이전까지 이민우는 대중들에게 노래보다는 춤으로 더 알려줬다. 그도 그럴 것이 SM엔터테인먼트에 발탁된 계기도 댄스경연대회 입상이었고, 이후 무대에서도 전진과 함께 센터에 서서 퍼포먼스를 주도 했다. 지금까지도 신화 안무 대부분은 이민우의 손을 통해 완성되고 있다.
하지만 솔로 앨범을 통해 이민우는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음악색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됐다. 첫 앨범 타이틀곡 '저스트 원 나잇'(Just One Night)은 속삭이는 듯 한 알앤비(R&B) 창법으로 이민우의 보컬까지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당시 레이싱 모델로 이름을 날렸던 배우 오윤아와 함께 출연한 뮤직비디오에서 농도 짙은 애정신까지 선보이며 파격 행보를 이어나갔다.
M으로 인정받다
이민우가 M으로 인정받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5년 9월 3일에 발매한 2집 '세컨드 윈즈'(Ⅱnd Winds) 타이틀곡 '범프'(Bump)로 이민우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 트로피를 손에 거머쥐었다.
첫 앨범으로 섹시함을, 앞서 발표한 싱글 앨범 '이프 유'(If you)로 귀여운 매력을 선보인 이민우는 2집에서는 보다 강렬한 힙합 리듬의 음악을 택했고, 이것이 통한 것.
여기에 음악적으로 인정받은 것도 큰 성과다. 세련된 리듬과 멜로디로 호평받는 '범프'는 이민우가 작곡하고 가사를 쓴 곡이다. 2집 앨범은 이민우가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서 나아가 음악성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남들보다 빠른 감각 때문에…
이민우의 1집과 2집은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후 발표한 3집 '익스플로어 엠'(Explore M)은 이전 앨범과 같은 성과는 얻지 못했다. 이민우의 남다른 감각이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던 것.
이민우는 3집을 준비하면서 타이거JK, 윤미래, 에픽하이 타블로 등 국내 유명 힙합 뮤지션들과 음악적 교류를 하며 앨범을 완성시켰다. 여기에 타이틀곡 '스톰프'(Stomp)는 이민우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샘플링 전문회사에서 공수한 음원 소스로 이전까지 국내에선 사용된 적이 없는 음원과 리듬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때문에 3집 앨범은 지금 다시 들어도 "세련됐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나간 탓에 대중적인 인기는 이전에 미치지 못했다. 3집 엘범에 수록된 '엠 스타일'(The 'M'Style)은 3년 뒤에야 재평가 받았다.
이제는 싱어송라이터 M
이후 이민우는 4집 '엠 라이징'(M Rizing)과 EP앨범 '미노베이션'(Minnovation)을 발표했다. 2009년 입대 전 연달아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은 이전보다 대중친화적인 성향을 가졌다. 당시 유행했던 일렉트로닉도 앨범에 녹여냈다.
대중성과 이민우가 가진 색깔의 접촉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민우의 음악적인 감각을 인정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이민우가 작사한 쥬얼리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이 2008년을 대표하는 히트곡이 될 만큼 큰 인기를 얻으면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아닌 싱어송라이터로서 입지를 더욱 굳혔다.
그로부터 5년 후...
이민우는 더욱 세련된 감각과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며 솔로 새 앨범을 발표했다.
이민우의 새 앨범 타이틀곡 '택시'(Taxi)는 몽환적인 멜로디와 술에 취해 택시에 탑승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민우는 '택시'에 대해 "본래 '미노베이션' 제작 당시 완성된 곡이지만, 당시엔 너무 앞선 곡이라 이제 서야 내놓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신화 10집과 11집 앨범을 프로듀서하면서 성공적인 제2의 전성기를 이끌 만큼 성장한 이민우가 내놓는 솔로앨범인 만큼 기대감도 높다. 이민우도 여유있는 표정이다. "예전엔 승부사적인 마음으로 음반을 낸 적도 있지만 이번엔 다르다"며 "무대에서 즐기고 싶다"는 말로 이번 앨범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