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지만 러시아와의 밀월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8일까지 러시아에 머물며 올림픽 개막식과 단체환영 연회 참석, 중국 대표선수단과의 만남,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새해 첫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대형 협력프로젝트 추진과 인문교류 촉진 방안을 논의하고 중대한 국제·지역문제들을 놓고 깊은 의견을 주고받는다.
인민대 진찬룽(金燦榮)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의 인터뷰에서 "경제협력은 중러관계 발전의 중요한 잠재적 영역으로 올해 쌍방관계에서 그 비중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언론들은 특히 시 주석이 2년 연속 러시아를 새해 첫 방문국으로 선택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초 정상취임 뒤에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상대국을 선택하며 전례 없는 밀착 행보를 보였는데 올해도 양국관계가 같은 패턴으로 출발한다는 점에서 양국 친밀도가 올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지난달 28일 '푸틴 대통령이 오는 5월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한 것은 사실상 시 주석의 소치 올림픽 참석에 대한 일종의 '답례'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일부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동계올림픽 개최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테러그룹이 러시아에 위협을 가하는 속에서 중국이 시 주석의 참석을 선언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점을 실제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일본 견제에 대한 공조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진찬룽 교수는 "중러는 제2차 세계대전 성과에 대해 고도의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일본 정치인들의 전후 질서에 도전하는 언행들에 대해 러시아도 매우 경계한다"며 "일본 정치계의 역사 왜곡 움직임을 어떻게 대응·처리할지도 중러가 밀접한 소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소치올림픽 참석은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외국에서 열리는 대형 체육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중국의 공공외교 확대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특별하다"는 의미 부여도 나온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취싱(曲星) 소장은 "이번 소치올림픽에는 80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6천 명의 운동선수가 참가하고 많은 언론과 관중이 참석한다"며 "전 지구가 주목하는 소치 무대는 중국의 귀중한 공공외교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