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퀵큰론스 아레나에서 미국프로농구(NBA) 2013-2014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LA 레이커스의 정규리그 경기 도중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이 연출했다.
레이커스가 111-101로 앞선 4쿼터 종료 3분32초를 남기고 센터 로버트 사크레가 수비자 반칙을 범했다.
그 순간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선수 모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사크레는 6번째 반칙을 기록해 반드시 코트를 떠나야 했는데 레이커스의 벤치에는 사크레를 대체할 선수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부상자가 많은 레이커스는 이날 8명의 선수를 데리고 경기를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닉 영과 조던 파머, 선수 2명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다. 남은 선수는 6명.
주전 센터 크리스 케이먼은 4쿼터 초반 6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났다. 코트에 남을 수 있는 선수는 5명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크레가 6번째 반칙을 범했다. 사크레는 코트를 떠났을까?
아니다. 사크레는 그대로 코트에 남아 마지막 3분32초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NBA 규정상 가능했다.
NBA 규정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한 팀의 최소 5명이 코트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6반칙 퇴장을 당한 선수를 대체할 선수가 없을 경우 그 선수가 그대로 코트에 남게된다.
하지만 '페널티'가 있다. 먼저 심판은 해당 팀에게 즉각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해야 한다. 상대는 보너스 자유투 1개를 얻는다. 이후 해당 선수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뛸 수 있고 반칙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반칙의 대가는 크다. 반칙을 할 때마다 개인 파울, 팀 파울 그리고 테크니컬 파울까지 적용된다. 반칙 한 번에 최대 3점까지 내줄 수 있는 것이다.
사크레는 남은 3분32초 동안 단 한번도 공을 잡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할 수도 없었다. 반칙의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레이커스는 클리블랜드를 119-108로 눌렀다. 경기 막판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이 때까지 벌려놓은 10점차 리드가 결정적인 승인이 됐다.
댄토니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금껏 내가 본 가장 이상한 경기 중 하나였다. 그런 규정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런데 괜찮은 규정인 것 같다"며 웃었고 사크레 역시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KBL도 NBA와 똑같은 규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