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아이돌 신화의 ‘센터’ 이민우가 솔로가수 M으로 돌아왔다. 2009년 6월 ‘미노베이션’(Minnovation)을 발표하고 10주년 기념 앨범 ‘엠텐’(M+TEN)이 나올 때까지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군복무와 신화 활동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이민우는 “이제는 무대를 즐기고 싶다”는 말로 솔로 11년 차다운 여유로움을 드러냈다. 음악 역시 세련되고 감각적인 이민우의 성향을 고스란히 담았다.
6일 컴백무대에 오르는 이민우는 “오랜만에 M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라 긴장되고 설렌다”고 입을 열었다.
“많은 무대에 올랐지만, 이번엔 남다른 것 같아요. 신화로 16년, 솔로로 11년차가 됐는데, 긴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일깨워 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어요”
이민우는 지난 2003년 11월 첫 앨범 ‘언-터치-에이블’(Un-Touch-Able)를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했다. 이후 2005년 발표한 2집 앨범 ‘세컨드 윈즈’(Ⅱnd Winds) 타이틀곡 ‘범프’(Bump)로 1위를 차지하며 솔로가수로도 입지를 굳혔다.
새 앨범이 나온 만큼 1위 욕심을 낼 법 하지만 이민우는 “순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팀 해체 없이 16년간 활동하고, 솔로로 할 수 있다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밝혔다.
그래도 “1위를 한다면 팬들을 댁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는 공약은 꼭 지키고 싶다”며 “팬들이 저를 위해 회사 직원들처럼 1위 만들기 프로젝트를 준비중이시다.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내 이름으로 된 차 없어...평소에도 종종 택시 이용
‘엠텐’의 타이틀곡 ‘택시’(Taxi)는 이미 5년 전에 완성된 곡이다. 이전 앨범을 작업할 당시 '미노베이션’이 타이틀곡으로 정해진 상황이라 ‘택시’를 아껴뒀던 것. 5년 만에 공개됐지만 다이내믹한 사운드로 편곡해 요즘 스타일로 듣기 좋게 만들었다.
‘택시’ 작업을 하느라 실질적인 데뷔 10주년보다 앨범 발매가 늦어졌지만, 이민우는 “덕분에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타이틀곡 선정이 안 돼 10주년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어요. 사실 ‘택시’가 나오기 전까지 답답했어요. 그래도 타이틀곡이 잘나온 것 같아서 늦추길 잘한거 같아요.”
‘택시’는 이민우가 직접 작사한 곡이다. 술 취한 사람이 택시에 이끌리듯 탑승해 자유롭게 상상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곡을 처음 듣는 순간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고, 술에 취한 분위기를 써보자고 생각하니 택시가 연상됐어요. 실제로 제 이름으로 된 차가 없어요. 개인적인 스케줄이 생기면 택시를 주로 이용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렇지만 평소 가사를 쓸 때는 경험담 보다는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쥬얼리 ‘슈퍼스타’(Super Star)와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 등의 가사는 영화 ‘코요테 어글리’에서 여배우들이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르는 장면을 보고 연달아서 쓴 거예요.”
‘택시’ 창법은 일반적인 것과도 다르다. 술에 취한 듯한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가 이어진다. 이민우는 “녹음할 때 술을 먹은 건 아니다”고 말하며 “술 없이 취한 감성으로 부르느라 애를 먹었다”고 작업 당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다시 태어나도 신화하고파
이민우의 솔로 앨범이지만 신화 멤버들의 흔적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에릭은 '택시' 피처링에 참여했고, 전진 역시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해 이민우를 응원했다. 이런 신화의 응원에 이민우도 “다시 태어나도 신화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데뷔 전 이수만 선생님께 솔로 데뷔도 제안 받았지만, ‘전 팀이 더 좋다’고 의견을 전했어요. 어릴 때부터 댄스팀으로 활동해서 팀에 대한 애착이 있거든요. 그래서 신화라는 팀에 더 애정이 가고, 가깝게 느껴져요. 신화가 있어서 M이라는 솔로 활동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5년만에 발표한 솔로 앨범이다. 하지만 오는 3월엔 신화 16주년 기념 콘서트가 있는 만큼 콘서트 준비를 병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몸이 2개였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래도 바쁜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잘할 수 있는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만큼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신기한 게 멤버들과 함께 하면 잊어버렸던 안무도 뚝딱하고 기억이 나요. 멤버들과 있으면 세상 무서운 게 없는 것 같아요.”
1998년 3월, 스무 살에 데뷔했던 이민우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고 엄살을 부리지만 여전히 3시간이 넘는 공연을 혼자 뛰면서 이끌 만큼 녹슬지 않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춤과 노래, 자작곡에 프로듀서까지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후배 양성에 대한 기대감도 쏠리고 있다. 이미 신화 에릭과 앤디가 제작자로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만큼 이민우의 향후 활동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지금은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요. 신화만 하기에도 바빠요. 그래도 엄청난 재능을 가진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욕심이 생길 것 같아요. 후배를 양성한다면 좋아하는 형님들인 YG와 JYP를 무찌르고 싶어요. SM은 학교와 같은 곳이라(웃음) 제외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