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방문 反푸틴 록밴드 "오바마, 푸틴을 비판하라"

러시아 여성 펑크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인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면위원회(AI)가 개최하는 인권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으로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푸시 라이엇의 멤버 나데즈다 톨로콘니코바는 공연을 하루 앞둔 4일(이하 현지시간)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신(오바마)이 다음에 러시아를 방문하면 그곳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생각을 아무런 주저없이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 한 마리아 알료히나는 소치 동계올림픽 때문에 미국인들이 러시아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며 가세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소치올림픽에 가려진 러시아의 실제 모습을 봐야 한다"며 "러시아와 올림픽을 잇는 유일한 것은 국민의 세금이다. 러시아는 세금을 훔쳐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시 라이엇은 2012년 2월 모스크바의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공연을 펼쳤다. 이로 인해 단원 5명 중 톨로콘니코바와 알료히나가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12월 석방됐다.

이들은 조만간 자체적인 인권단체인 '권리지대'(Zone of Rights)를 출범할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자신들이 감옥에 있을 때 편지를 보내 성원해준 서구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톨로콘니코바는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고 심지어 투옥된 사람에게도 삶에 대한 의지를 불어넣는 것은 연대감과 공감대"라며 "그런 느낌은 두꺼운 감옥의 벽조차 뚫고 전달된다"고 말했다.

'인권을 제자리에'라는 주제로 5일 밤 맨해튼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AI가 6년 만에 개최하는 대규모 행사다.

팝스타 마돈나가 '나의 동료 자유의 투사'로 칭하는 톨로콘니코바 등은 마돈나의 소개로 등장해 발언을 할 예정이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이들은 언젠가 다시 무대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에게서 그것을 빼앗아 가는 것은 결단코 불가능하다"며 공연을 통해 청중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눠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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