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첫 대선후보 TV 토론 열려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는 4월 5일 대선을 앞두고 공식 유세가 시작된 가운데 첫 TV 토론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선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을 비롯해 11명의 후보가 나섰다.

4일 밤(현지시간) 아프간 현지 '톨로 뉴스' 채널이 2시간 동안 진행한 토론에는 압둘라와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 잘마이 라술 전 외무장관, 카르자이 대통령의 친형 카윰 등 유력 주자 5명이 참가했다.

토론은 사회자가 참가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후보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후보간 토론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토론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른 것은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작년 11월 미국과 협상을 타결을 하고도 서명을 미루는 안보협정이었다.


협정은 올해 말 미군 위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예정대로 철수한 뒤에도 일정 규모의 나토군을 남겨 아프간군 훈련 등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토론 참가 후보들은 이 협정을 지지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직전 2009년 대선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석패한 압둘라 후보는 토론 후 "우리는 토론을 통해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아프간 국민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호평했다.

카불 소재 언론단체인 '나이'(Nai)의 대표 압둘 무지브 칼바트가르는 "이번 TV 토론은 아프간 정치시스템이 성숙했음을 보여줬다"며 "언론매체들이 이제는 각 후보의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제는 유권자 등록을 하거나 투표소 가는 방법이 아니라 어떤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할지에 관해 알고 싶어한다"고 부언했다.

아프간에선 탈레반이 1996년부터 5년간 집권하면서 TV와 음악 방송을 불법화했으나 탈레반이 2001년말 미군 침공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뒤 언론매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언론매체들이 이번 대선과정에서 후보들의 정책, 자질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이번 선거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아프간 남동부 시골지역에선 반군 탈레반의 활동이 여전히 왕성해 선거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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