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온건 노선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전 정권의 보조금 제도 등으로 치솟은 물가에 직면한 저소득층을 돕고 재정난을 해소하고자 식량배급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 2일부터 전면 실시했다.
이에 따라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서 식량배급이 진행 중이지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더내션널이 5일 보도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식료품 세트는 쌀 10㎏과 닭고기 4㎏, 계란 24개, 치즈 2팩, 식용유 2병 등으로 구성됐다.
수혜자들은 일단 식료품의 낮은 품질에 불만이 토로했다.
퇴직 공무원이자 세 가족의 가장인 모즈타바 골라미 씨는 "배급받은 쌀은 인도 산으로 이란 산에 비해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닭고기 역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혜 대상을 너무 제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란 정부는 애초 월소득 1천500만∼1천700만 리알(약 60∼70만원) 이하의 모든 국민에게 이란력으로 새해 첫날인 다음 달 21일까지 식량을 배급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배급제 실시 바로 전날인 지난 1일 정부는 갑자기 지급 대상을 월소득 500만 리알(약 20만원) 이하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수년 동안 이어진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탓에 물가상승률은 38%에 달하고 평균 월소득은 1천만 리알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대상을 지나치게 한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8세 가정주부인 자흐라 씨는 "내 남편은 세차 일을 하는데 한 달에 600만 리알 정도 벌고 있다"며 "자식이 둘에 집세까지 내려면 빠듯하기만 한데 정부는 도대체 누구에게 식량 지원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로하니 대통령에 비판적인 보수 진영 역시 비난에 가담했다.
알리 라리자니 국회의장은 "가난한 농부를 비롯해 마땅히 도움을 받아야 할 국민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식량배급제를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수 진영 국회의원 30명은 이란 산보다 낮은 품질의 인도 산 쌀을 배급 식량 품목으로 선정한 책임을 물어 무함마드 네마트자데 산업장관의 탄핵을 추진하고 나섰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