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 사이도프 타지키스탄 반(反)부패위원회 위원장이 4일 기자회견에서 한탄조로 내뱉은 발언으로, 이 나라의 부패와 비리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고 CA뉴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이도프 위원장은 "심지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도 최소 5소모니(약 1천원)의 웃돈을 줘야 한다"며 강력한 사정 노력이 시급하다고도 강조했다.
당국에 따르면 2013년 타지크에서 적발된 부패 관련 범죄는 전년대비 0.4% 늘어난 1천325건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지난 한해 동안 1천639명의 공직자가 비리에 연루돼 징계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71명은 파면됐다.
이에 반부패위원회 등 사정 당국은 공공기관 감사를 진행하고 비리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타지크의 심각한 부패 상황을 철권통치자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 탓으로 보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 전문을 보면 2010년 타지크에 주재한 미 외교관들은 라흐몬 대통령이 사적 이익을 위해 국정을 운영한다며 "대통령부터 교통경찰까지 정부 전체에 족벌주의와 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규정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라흐몬과 그 측근들이 은행을 포함한 주요 기업을 조종하며 이익을 위해서는 부정한 수단도 서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여년 간 권좌를 유지하고 있는 라흐몬은 인권 및 정치 탄압으로 2011년 시사 주간 타임이 선정한 10대 독재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타지크는 작년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나라별 부패지수에서 전체 177개국 중 154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