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각료들, 보도오류 인정한 ABC에 "사과하라" 공세

호주 집권 여당의 실세 장관들이 해상 난민 관련 보도에서 오류를 인정한 국영 ABC방송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5일 ABC방송에 따르면 줄리 비숍 외교부 장관은 이날 마크 스콧 ABC 사장이 난민 관련 최초 보도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하자 "용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ABC가) 해군에 사과를 하는 것뿐"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비숍 장관은 "ABC가 자신들의 보도가 수준이하였다는 걸 인정한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며 "만약 ABC가 사과하는 걸 거부한다면 이는 ABC에 불명예가 될 것이며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의 언론정책을 총괄하는 말콤 턴불 통신부 장관도 "ABC는 자신들의 보도가 잘못이었다는 것을 인정했으며 이는 매우 잘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ABC의 보도는 (호주 해군에) 엄청난 모욕이 됐으며 그렇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턴불 장관은 정부에 의한 언론통제 비판을 의식한 듯 "내가 ABC의 보도국장도 아니고 주무장관인 내가 편집권의 독립을 보장받고 있는 ABC에 사과를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토니 애벗 총리는 "왜 ABC에 있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그렇게도 하기 어려운 말인지 궁금하다"면서도 "사과를 하고 안 하고는 ABC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콧 사장은 4일 성명을 통해 "망명 신청자들이 호주 해군에 의해 손에 화상을 입었다는 내용을 담은 ABC의 최초 보도는 단어 선택 등에서 더 정확했어야 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스콧 사장은 이어 "만약 우리의 보도가 시청자로 하여금 'ABC가 망명 신청자들의 주장을 지지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도록 했다면 유감"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나 "ABC가 호주 해군에 사과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호주 해군이 학대를 했다는 주장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해당 주장의 진실을 추적보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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