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EU는 예방적 살처분 안한다
-생매장, 효율성 낮은데다 범법행위
-1000마리당 30만원 들이면 인도적살처분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이후에 전국적으로 280여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습니다. 앞으로 AI 완전히 끝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양의 닭과 오리를 더 살처분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살처분을 하더라도 이대로는 결코 안 된다, 반대성명이 나와서 화제입니다. 사실 안타깝기는 해도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 당연시했는데 이분들은 왜 문제제기를 하는 걸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어제 반대성명을 낸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 만나보죠. 박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소연>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AI 발생하면 해당농장 주변 가금류에 대해서 반경 500m 어떤 때는반경 3km까지도 살처분 하는 거죠?
◆ 박소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살처분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시는 겁니까?
◆ 박소연> 바이러스 걸린 동물들의 살처분 사실 반대하기 어렵죠. 그런데 예방적 살처분이라고 해서 걸리지 않은 동물들까지 다 죽이는 건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일본과 유럽연합에서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3km까지 막 무시하고 확대를 해버리죠. 그런데 사실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이 드는 건 조류독감 걸린 닭도 고열에 끓이면 안전하다면서 공무원, 정치인들이 시식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살처분은 병걸린 가금류뿐 아니라 예방적으로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거죠. 며칠 전 서울대 공원은 어떤 근거도 없이 어린이 학습용 관상닭들까지 모조리 살처분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필요한 살처분은 인정하는데 지금처럼 과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이런 말씀.
◆ 박소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살처분 현장 두루 다녀보신 걸로 아는데 살처분 보통 어떻게 합니까?
◆ 박소연> 저는 2007년도부터 주요 전염병 발병 현장을 많이 가봤거든요. 그런데 제가 본가금류와 돼지 구제역 때 돼지들의 살처분 방식은요, 99% 생매장이였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소만 빼고 나머지는 99% 생매장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돼지도 가능해요?
◆ 박소연> 네, 돼지도 생매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생매장은 어떻게 생매장을 한다는 거죠?
◆ 박소연> 가금류 같은 경우는 포대나 자루에다가 오리, 닭들을 마구... 한 7, 8마리를 잡아 넣어놓고 죽이지요.
◇ 김현정> 쌀포대 크기, 우리가 알고 있는? 거기다가 7, 8마리를 넣어요?
◆ 박소연> 네, 그렇게 거기에다가 구겨넣고 그 상태로 오랫동안 점심식사다 뭐다 막 방치를 하죠. 그러면 그 상황에서 닭들이 부리로 뚫고 나오고요. 이러다가 나중에 구덩이를 깊게 파고 포대를 수레에 담아서 밀어버리는 거죠. 그러면 또 살아 있는 닭, 오리들이 뚫고 나와서 도망다니고 이걸 또 때려 잡는다고 쫓아다니고 아주 난리도 아니죠.
◇ 김현정> 아비규환이겠네요, 정말 생매장현장. 그래요, 그러면 소는 도살을 해서 처리를 하는 거고.
◆ 박소연> 소는 석시니콜린이라는 사실은 고통스러운 약이지만 근육 이완제를 써서 죽인 다음에 매몰을 하는데요. 돼지하고 가금류들은 거의 다 밀어서 구덩이에 밀어서 그냥 산채로 매몰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저는 딱 드는 생각이 그 가축들 생매장하는데 참여한 공무원들도 참 정신적으로 힘들겠다 이 생각도 드네요.
◆ 박소연> 너무 심하죠. 사실은 자살하신 분들도 2011년도에는 나왔다고 하니까요. 굉장히 심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한 5년 동안 이렇게 생매장 현장을 보고 다니다 보니까 너무 트라우마가 많이 남아서요.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많습니다. 또 현장에는 여성인부들이 동원되기도 하거든요, 닭고기 공장 인부들이. 그런데 인부들이 실제로 항의 하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죽여서 매몰을 해야지 왜 우리한테 산 동물을 매장시키느냐, 이게 항의를 하는데 현장에서는 막 그 인부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지시대로 하지 않는다고 아주 막무가내식으로 그렇게 몰아부치는 현상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일단은 좀 과한. 반경 몇 백미터라는 게 그 당시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근거없이 과하게 지정이 되는 것. 이 부분을 지적하시는 거고. 또 하나는 살처분을 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할 수는 없느냐 이 말씀을 하시는 건데 그런데 이게 사실은 가장 손쉽고 돈 적게 드는 방법이다 보니까 좀 비인도적이고 좀 비위생적인 거 알면서도 이용하는 걸 텐데요. 이 방법 말고 뾰족한 대안이 있을까요?
◆ 박소연> 사실 반려동물들처럼 마취하는 안락사는 아니지만 인도적인 살처분이라는 건 사실 없습니다. 마취하는 안락사만이 그렇고요. 그런데 사실 살아있는 상태로 매몰하는 것보다는 죽여서 하는 것이 그래도 인도적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가스사도 사실은 고통이 있거든요. 목 안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5분 정도 느끼면서 죽습니다.
◇ 김현정> 유독가스를 통해서 죽이는 거.
◆ 박소연> 이산화탄소를 쓰는데요. 그래서 영국 같은 경우에는 이산화탄소만 쓰는 게 아니라 아르곤 같은 걸 섞기도 하죠. 그런데 가스사를 하고 나서 5분 동안 죽인 다음에 매몰을 하면 그렇게 생매장하는 그런 고통은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생매장을 하게 되면 굉장히 오랫동안 고통받다가 가축들이 죽는 거군요.
◆ 박소연> 그렇죠. 돼지 같은 경우는 사실은 수십시간을 살아있기도 하거든요. 맨 위에 는 돼지들은요. 그러면 다음날까지도 돼지 비명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농가 주민들이 있습니다.
◆ 박소연> 사실 제가 5년 동안 조사하는 동안에 돼지에 대해서 가스사 시키는 거, 가금류는 전혀 아니었고요. 돼지에 대해 딱 한번 하는 거 봤습니다. 그래서 그 날은 왜 가스사를 시킬까 너무 놀라서 시청을 방문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농림부장관이 방문하신 날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날만 매뉴얼을 지켰다는 거죠.
◇ 김현정> 그날만 매뉴얼을 지켰다, 그러면 지금 정부에서 내려온 매뉴얼은 가스로 살처분 하는 건가요?
◆ 박소연> 지금 매뉴얼도 그렇고 동물보호법도 그렇고 가축전염병 예방법에도 가스나 전기로 죽인 다음에 매몰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정부가 관행적으로, 지자체에서는 그냥 편리하게 해왔던 관행대로 하고 있는 거고요. 사실 농림부가 동물보호법을 만들어놓고도 스스로 동물보호법을 어기고 있는 거죠.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예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일단 매뉴얼은 가스로 먼저 살처분을 한 후에 매장을 한다. 그것이 훨씬 인도적인기도 하고 비위생적인 걸 피할 수 있다, 이런 건데 지키고 있는 곳이 없다는 얘긴데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러는 것 아니에요, 이 가스사라는 게?
◆ 박소연> 사실 비용 이전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불법이고요. 그리고 비용도 한 1000마리에 30만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 280만마리 가까이 돼가고 있다는데요. 지금 280만마리 어마어마하게 예방적으로 살처분하고 있다고 하면서 비용 하나도 안 들이고 있는 거든요. 그런데 이거를 가스사를 한다고 하면 한 5억정도, 그러니까 280만마리에 한 5억 정도가 드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저도 동물 사랑하는 입장에서 자꾸 반론하기 좀 껄끄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할 수밖에 없는 게 방역 작업이라는 건 재빨리 신속하게, 최대한 퍼지는 걸 막아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살처분을 해야 이게 방역효과가 있지 않겠는가, 예방효과가 있는지 않겠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박소연> 그렇지 않다고 보고요. 제가 봤던 생매장현장과 생매장하지 않은 유일한 현장의시간차이는 1/5입니다. 그러니까 생매장하지 않는 현장에 1/5 정도의 시간밖에 더 들지 않다는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 생매장 방법에 관해서는 그렇고요. 아까 지금 과하게 살처분을 하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해 주셨는데 조금 과하게 해야 철저한 예방이 되지 않겠는가, 더 퍼져나가는 걸 막지 않겠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소연> 그렇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이미 매뉴얼을 어기고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어떠한체계도 없이 또 소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요. 이렇게 하면서 동물들만 죽이고 나서 우리는 예방적 살처분 했으니까 이제 바이러스가 방지될 거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현장은 정말 어수선하고 정말 엉성하게 움직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소독을 제대로 하고 또 이동제한 조치를 엄격하게 하고 이러는 것이 바이러스의 방지 효과가 있는 거고 또 생매장을 할 때 동물들이 살기 위해서 버둥거리면서 나오는 타액, 배설물, 혈액, 먼지 이런 것들이 훨씬 더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생매장 하지 않는 방법이 시간적으로도 절약이 되고 또 위생적으로도 그렇고 또 너무 과하게 예방적 살처분을 하는 게 더 문제가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사실은 구제역 때도 살처분 놓고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데 그래서 나름대로 이런 규제안, 매뉴얼도 만들어진 것 같기는 한데 여전히 안 지켜진다니까 참 씁쓸한 면이 있네요, 관심 가져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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