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CEO 취임 일성 "모바일과 클라우드 우선"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자마자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 방침을 밝혔다.

이는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전임자 스티브 발머의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MS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할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나델라 CEO는 취임 당일인 4일(현지시간) 전세계 MS 임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방침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산업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직 혁신을 존중할 뿐"이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MS가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인 세상에서 번영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사·협력사를 위한 간담회를 열어 이런 방침에 관해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이 간담회는 인터넷 웹캐스트로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진화함에 따라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결정된다면서 "현재는 '모바일'의 정의가 '휴대전화'에 치우쳐 있지만, 산업 인터넷이나 사물 인터넷을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클라우드와 데이터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또 이런 모든 것이 '가장 유연성이 뛰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매개될 것이며, 소프트웨어가 결국 이런 기기들이 얼마나 똑똑한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MS의 비즈니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커뮤니케이션, 생산성, 소셜 분야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융합함으로써 개인이나 비즈니스 공간에서 보다 일관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또 제품 혁신에 관해 생각할 때 소비자 제품과 비즈니스용 제품을 따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MS의 전통적인 강점인 소프트웨어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서피스 프로, X박스,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을 거론하면서 "기기들이야말로 이런 경험들이 함께 합쳐지는 곳"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는 일부 투자펀드 등 MS 주주들이 "MS는 소비자용 제품과 기기 사업에 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며 'X박스 매각론' 등 주장을 편 데 대한 우회적 거절로 풀이된다.

이날 나델라의 발언은 대체로 당분간 기존 기조를 유지하고 신중하게 구체적인 사업구조 개편 방향을 모색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나델라 CEO를 포함한 새 경영진이 MS의 위기를 헤쳐나갈 구체적 계획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MS가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위기 탈출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가다.

MS는 인터넷 검색과 서비스는 구글에, 모바일 기기 분야는 애플에, 기업용 클라우드는 아마존에 뒤져 있고 모바일 분야에서도 후발 주자로 밀려난 상황이다.

다만 당장 오피스와 윈도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재무적으로는 매우 건실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예전의 위치를 회복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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