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로인 소비 급증…2010년에만 3천명 사망

미국에서 마약의 하나인 헤로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영화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46)의 사망은 최근 미국에서 헤로인의 남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마약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 헤로인을 복용한 미국인은 약 66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5년 전보다 5배나 늘어난 것이다.

마약과다 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가 2005년 18만7천여건에서 2011년 25만8천여건으로 치솟았다.


2010년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숨진 사람은 3천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2006년보다 45% 늘어난 것이라고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DEA)은 밝혔다.

호프먼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 펜실베이니아주 보건부는 헤로인과 펜타닐계 마취제 복합마약 사용으로 숨진 사람이 1월에만 22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메릴랜드주 보건부 데이비드 파울러 박사는 지난해 9월 이후 헤로인과 펜타닐 복합 마약을 복용했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은 37명이라고 말했다.

버몬트주는 2000년 이후 헤로인 중독 치료를 받은 주민이 250%나 늘었다며 피터 셤린 주지사는 지난달 '헤로인과 전쟁'을 선포했다.

헤로인은 1970년대 연예인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다가 1980년대 들어 에이즈바이러스 감염의 주된 원인인 헤로인 주사 바늘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가 급감했다.

헤로인이 내준 자리는 코카인이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헤로인이 다시 마약 소비 시장에서 제자리를 찾는 것은 합법적인 아편계 진통제 사용자들이 헤로인으로 갈아타는 추세가 대세가 된 때문이다.

마약단속국 로스앤젤레스 지부 새러 풀런은 "헤로인 중독자는 대개 합법적인 진통제를 쓰다가 값싸게 쉽게 구할 수 있는 헤로인으로 바꾼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헤로인 한 번 사용량은 8달러에서 10달러면 살 수 있다. 아편계 진통제인 옥시코돈은 30달러에 거래된다.

마약단속국 대변인 러스티 페인은 "약국에서 파는 진통제보다 더 강력하고 더 싼 마약을 아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냐"면서 "현재 헤로인 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개탄했다.

특히 헤로인 소비가 도심 지역을 벗어나 도시 교외와 시골 지역까지 번졌다는 사실이 마약 당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는 전에는 중남미에서 밀수되는 마약의 최종 종착지였지만 이제는 미구 전역으로 마약을 실어나르는 중간 배급지가 됐다고 마약단속국 로스앤젤레스 지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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