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나미큐슈(南九州)시 소재의 지란평화회관에는 현재 자살특공대원의 유서, 사진 등 1만 4천여 점이 소장돼 있는데, 이 가운데 본인 이름 등이 확인되고 직필로 쓰인 유서와 편지 등 333점을 2015년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한다.
지란은 전쟁 중 육군 소년비행단 훈련 학교 등이 있던 곳으로 일본군은 전황이 불리해지자 이곳을 육군 최후의 특공기지로 삼아 자살 특공대원들을 태운 전투기를 대거 출격시켰다.
이와 별도로 교토부(府) 마이쓰루(舞鶴)시도 일본 패전 후 시베리아에 억류됐던 일본군 포로·인양 관련 자료를 다음 달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방침이다.
간베이(霜出勘平) 미나미큐슈 시장은 "내일은 목숨이 없다는 극한의 상황에서 특공대원이 남긴 진실한 언어를 보존·승계해 세계에 전쟁의 비참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공대원의 유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는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도 실제로는 군국주의를 위해 목숨을 버린 이들을 미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공대원이 죽음을 감수한 과정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점도 논쟁의 소지가 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목숨 바쳤다는 견해도 있지만 일본 학자 오누키 에미코(大貫惠美子) 씨는 특공대에 관한 저서 '죽으라면 죽으리라'에서 가미카제 대원 대부분이 '지원'을 강요받은 젊은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은 조선인 징용자의 한(恨)이 서린 기타큐슈(北九州)시의 야하타(八幡) 제철소 등 메이지(明治) 시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이웃 국가의 아픔과 관련 있는 시설을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기리는 세계문화유산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철회를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