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기자 "스노든은 러시아에 잡힌 것"

책 '스노든 파일'서 주장…폭로 보도한 전직 가디언 기자는 책 비판

영국 가디언 현직 기자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감청 실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책에서 "스노든은 러시아에 잡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크 하딩 기자는 2일(현지시간) 가디언 홈페이지에 올린 자신의 책 '스노든 파일' 요약본에서 "스노든은 좋든 싫든 러시아 연방의 손님이며 어떤 의미에선 잡힌(captive)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딩은 스노든을 돕는 러시아 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를 전신으로 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자문기관 회원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쿠체레나는 2011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거활동을 공개 지지했고 동료 변호사들은 쿠체레나를 'FSB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게 하딩의 주장이다.

하딩은 스노든 곁의 몇몇 경호원이 FSB 비밀요원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스노든이 러시아 임시 망명 허가를 받은 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스노든이 대중의 시야에서 오래 떨어져 있을수록 비공식적 측면에서 FSB의 죄수 같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NSA 감청 실태를 최초 보도한 전직 가디언 기자 글렌 그린월드는 트위터에서 "스노든은 하딩과 얘기를 나눠본 적도 없다. 책은 언론 보도를 짜깁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노든을 지지하는 위키리크스도 트위터에서 "스노든을 만나거나 얘기해보지도 못한 사람이 쓴 책"이라며 '돈 벌려고 쓴 책'(cash-in book)이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CNN 방송은 책에 소개된 NSA 폭로 보도 비화를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가디언 미국 담당 편집장 재닌 깁슨은 보도를 내보내기 전 NSA에 4시간의 해명 기회를 줬다.

깁슨은 NSA와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연방수사국(FBI) 고위 간부들과 접촉했으나 대화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결국 고위 간부 한 명이 폭발해 "제대로 된 언론사라면 이런 걸 보도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소리쳤고 깁슨은 이를 해명으로 받아들여 보도로 응수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