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원 차출론'이 빗발치는 현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차출 의원들의 빈 자리 등을 채울 7·30 재·보선이 미니 총선급으로 확대되면 안철수 의원 측까지 가세한 격전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구도로 볼 때 민주당은 호남권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각각 '7·30 방어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 민주당은 '안방'에서 '安의 도전'
책임 있는 의정활동과 당 전력 약화가 명분이지만 속내는 다르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경기지사와 광주시장, 전남지사 등 광역단체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현역의원만 5~7명인데, '미니 총선'으로 커질 7월 재·보선에서 원내세력화에 나선 안철수 의원 측과 2라운드 승부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장 선거에 뛰어든 이용섭 의원(광주 광산을)이 의원직을 내놓으면 안 의원과 대선캠프부터 동고동락한 호남 출신 측근들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의 지역구(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 일부는 새정치추진위원회 김효석 공동위원장이 3선을 했던 곳과 겹쳐있기도 하다. 이낙연 의원은 CBS와 통화에서 "중앙당이 공문으로 요청한 것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주승용 의원 지역인 여수 역시 전남에서 비교적 '안풍'(安風)이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지사 출마군인 김진표 의원(경기 수원 정)과 원혜영 의원(경기 부천 오정) 지역구는 3파전이 불가피하다.
당 지도부 방침에 따를 경우 배수진을 쳐야한다는 부담은 줄겠지만 현역의원들의 고민은 깊다. 의원직을 유지하면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없을뿐더러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했다는 지역민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 3선 불가론이 당 혁신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인데, 지역에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은 '수도권 접전지' 수성
서울 동작을은 정 의원이 18·19대 총선에서 내리 이겼지만, 그가 울산 동구에서 옮겨오기 전인 17대 총선까지는 우세지역이 아니었다. 14대·16대·17대 총선 때는 민주당 쪽 후보가 당선됐고, 14~19대 총선에서 여야 득표율 차이는 3~13%포인트에 불과했다.
인천 서·강화갑과 중·동·옹진 지역구도 이학재·박상은 의원이 최초 출마한 18대 총선 이후에야 새누리당이 과반 또는 40% 후반대 득표율로 이겼을 뿐, 그 전까지는 30%대 득표율에 그치면서 몇 차례 패한 바 있다.
아울러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여주·양평·가평)·원유철(평택갑) 의원의 지역구도 16대 총선 이래 최고 60%대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여당세가 강한 곳이지만, 야당 쪽 '새 인물'이 등장해 판도를 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뿐 아니라 7월 재·보선도 비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선무효 확정 지역까지 10곳 이상 지역구에서 치러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5석만 야당에게 넘겨줘도 과반 의석을 상실한다. 그게 아니라도 수도권 접전지 의석을 빼앗기면 정국 주도권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뿐 아니라 재·보선도 중요한데, 수도권이 우리 당에 유리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국회의원 차출은 자제하는 게 좋다'는 홍문종 사무총장의 말에 그런 고민이 담겨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