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손잡고 일본 견제'…中 외교정책 변화 조짐

도광양회(韜光養晦)서 탈피…분발유위(奮發有爲)로 주변국 끌어

중국이 과거의 '친구도, 적도 없는' 외교 정책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한국을 '친구'로, 일본을 '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4일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일을 축하하는 친필 서명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국 국가지도자에게 생일 축하 편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시 주석의 생일 축하 편지를 '한국과 연합해 일본을 제압한다'는 '연한제일'(聯韓制日)로 평가하면서 동시에 시진핑 정부의 외교전략이 과거 덩샤오핑(鄧小平) 때부터 유지해 온 도광양회(韜光養晦·숨어서 힘을 기른다)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옌쉐퉁(閻學通) 칭화(淸華)대 교수는 과거 중국이 20여년 동안 동맹이 없는 완전한 중립국으로 적대 국가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해 왔고 미국 주도의 세계 체제 속에서 국내 발전에 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도 없고 친구도 없는' 외교 정책의 틀 속에서 20여 년을 보낸 중국이 이제 적과 친구를 차별하기 시작했고 한국을 '친구'로, 일본을 '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매체의 분석이다.

그동안 러시아와도 과도하게 가까워지는 것을 피해왔지만 시 주석 취임 이후 러시아와 급속도로 친밀한 관계가 된 것도 이런 변화의 일환이다.

성도일보는 시 주석이 덮어놓고 대국 외교만 강조하지 않고 주변국 외교도 중시한다면서 '분발유위'(奮發有爲·분발해서 이뤄낸다) 외교정책이 주변국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특히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신(新) 실크로드' 정책과 동남아를 상대로 한 '해상 실크로드', 인도와 미얀마, 방글라데시를 연결하는 경제회랑 등 세 가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으며 비동맹정책을 견지했던 과거와는 달리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수백억 달러의 차관과 투자를 제공한 것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국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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