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잔혹한 내전의 여파가 남아있는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자 했다. 그래서 각각 5만5천 달러(약 6천만원)를 내고는 여러 달 동안 무려 7개국을 거친 장도 끝에 미국 플로리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희망은 잠시였다. 그들은 도착 몇 시간 만에 체포됐고 그 이후는 악몽이었다.
2010년 말 시작된 이들의 구금 생활은 기약 없이 현재도 진행형이다. 법원의 강제추방 결정에 항소하는 과정에서 구금이 3년 넘게 이어졌다.
위험을 무릅쓰고 밀입국 알선자를 잡기 위한 수사에도 협조, 자신들을 포함해 1천700명의 밀입국을 주선한 '모한'이란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직접 법원 증언대에도 서면서 모한으로부터는 "내가 나가면 어떻게 할지 두고 보라"는 협박까지 받았다.
FBI 특별수사관인 앤서니 몽고메리는 수감 중인 이들을 찾아와 수차례 설득하며 일부에게는 교도소에서 빼내주고 가족까지 미국으로 데려오겠다는 약속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모한은 결국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들 스리랑카인은 FBI를 비롯한 당국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도움도 받지 못했다.
FBI 측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뷰했고 스스로 불법 밀입국을 인정했다면서 이들에게 어떤 입국 관련 혜택도 약속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안전의 위협을 무릅쓰고 수사에 협조한 만큼 당국이 재량권을 발휘해 전자발찌를 채워 일단 내보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이민당국은 미국 내 주소가 없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구금 상태의 스리랑카인들은 자국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며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으나, 담당 판사인 렉스 포드 판사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강제 추방을 명령했다.
그러나 항소 법원은 재고해보라며 이 사안을 다시 포드 판사에게 돌려보냈다.
정작 오랜 구금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스리랑카인들이 고국으로 보내달라는 편지를 포드 판사에게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 중 한 명은 "고향을 떠날 때는 문제가 하나였지만, 이제 강제추방될 것이고 문제는 2∼3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리랑카) 공항에서 체포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밀입국 업자들에게 시달릴 것"이라며 "스리랑카에서도 감옥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이번만큼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