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체성 확립 중요"…도덕 교과목화 의지 표명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인의 정체성 확립 등을 위해 도덕을 초·중학교 교과목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현 정권이 추진 중인 '도덕 교과목화' 방침에 대한 야당 의원의 이의제기에 대해 "'이지메(집단 괴롭힘)'는 비겁한 행위라는 규범의식을 가르치고, 일본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도덕을 '특별교과'로 지정하고 교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일본의 초·중학교에서 도덕 교육을 위해 연간 35시간이 할당돼 있지만, 정식 교과목이 아니라서 다른 과목의 보충수업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

아베 총리는 2006∼2007년 첫 총리 임기 때 도덕의 교과목화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1년 만에 물러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양원 과반의석 확보로 정치적 입지가 한결 강해진 이번 임기 중에는 관철하겠다는 목표다.

일본 교육제도상 정식 교과목으로 지정하려면 검정 교과서, 수치로 환산한 성취도 평가, 전문 자격을 지닌 교원에 의한 교육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아베 정권은 일차적으로 도덕을 '특별교과'로 지정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도덕 교과목화가 가치관의 강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민당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도 신중론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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