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지난달 17일 이후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문구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의 설명과 달리 국내에서도 AI의 인체감염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03∼2004년과 2006∼2007년 AI가 발생했을 때 살처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한 결과 10명에게서 H5N1형 AI 바이러스의 항체를 확인했다.
체내에 H5N1형 바이러스의 항체가 있다는 것은 해당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해 면역계가 이에 대응하는 물질을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한 국립대 수의학과 교수는 "몸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항체가 생기면서 회복하기 시작한다"며 "면역체계가 작동해서 바이러스를 이겨냈다는 증거가 바로 항체"라고 말했다.
항체의 존재 자체가 인체감염의 증거인 것이다.
다만, 이들 10명은 AI 바이러스에 감염은 됐지만, 증상은 나타나지 않아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질병관리본부도 AI 바이러스가 이들의 몸 안에 침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볼 수는 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인체감염 사례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선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른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WHO에 따르면 38℃ 이상의 발열이 있으면서 기침, 숨가쁨, 호흡곤란 등 급성 호흡기감염 증상을 보이고 AI 감염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야 AI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국내에 AI 환자는 없었다'고 해야 정확하나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 인체감염사례는 없었다'고 한 것이다.
다행히 이들 10명은 AI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인체감염 사례가 있었던 만큼 AI 환자가 나타날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