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와 멕시코, 미국은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을 대표하는 '3강'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도 나란히 본선 무대를 밟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G조에 배정된 만큼 H조에 속한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후반에만 2명이 퇴장당한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는 차치하고 멕시코,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합격점을 받기 어려운 경기 내용에 그쳤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홍명보호'의 약점이 노출됐다는 점에서 남은 4개월여의 준비 기간에 축구대표팀의 분명한 해법 찾기가 필요해졌다.
이번 전지훈련에 함께했던 선수 전원이 속한 K리그와 일본 J리그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한창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최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분명 아쉬움을 떨칠 수 없는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현지 기후에 대한 사전 정보 습득과 미국에서 진행된 3연전을 통해 가상의 조별리그를 경험한 것은 선수나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분명한 성과다. 3일 귀국한 선수들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송영주 채널 The M 해설위원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결국 대표팀의 플랜A는 해외파라는 것이 확실해졌다"면서 "홍명보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플랜B를 위한 선수를 찾는 것이 목표였을 것이다. 하지만 김신욱과 이근호 말고는 선수에 대한 테스트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어차피 한 번은 크게 당했어야 했다. 본선행을 앞둔 대표선수들이 자만하는 모습 없이 눈앞의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꼬집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 역시 "경기의 결과나 내용 면에서는 만족하기 어렵다"면서 "그래도 전지훈련에서의 목적이나 성과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에 정리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홍 감독은 이미 본선 엔트리 80%의 구상을 마쳤다. 이제는 나머지 퍼즐을 맞추는 과정"이라며 "해외파가 합류한 상황에서도 지금 상태에 멈춘다면 본선에서의 좋은 성적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국내파와 해외파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박 해설위원은 2002년 월드컵 당시 K리그 일정까지 조정하며 히딩크 감독을 전폭 지지했던 것과 달리 홍 감독의 경우는 선수 활용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에는 3월과 5월 소집까지 주전 윤곽을 잡아야 한다. 그 속에서 전술적 완성도까지 높여야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