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파키스탄 일간지 익스프레스트리뷴에 따르면 파키스탄탈레반은 이틀 전인 1일 이슬람 성직자와 정치 지도자 등 5명으로 평화협상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곧 첫 회의를 열어 협상 진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2007년 말 30여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뭉쳐 만든 파키스탄탈레반은 정부의 친미정책과 세속주의에 반대하며 정부 측을 공격해 그간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파키스탄탈레반은 인접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반군 '아프간탈레반'과는 다른 조직이다. 1994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태동한 아프간탈레반은 2년 뒤 집권했다가 2001년 말 미국 침공으로 5년 만에 권좌에서 쫓겨났다. 이후 줄곧 미군 위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에 맞서고 있다.
작년 5월 총선을 통해 집권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파키스탄탈레반과 평화협상을 벌여 폭력사태를 해소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양측의 협상 노력은 작년 11월 초 탈레반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미국 무인기 공격에 갑작스레 숨짐에 따라 주춤거리게 됐다.
이미 평화협상위원회를 출범시킨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 측의 평화협상위 구성을 즉각 환영했다.
차우드리 니사르 알리 칸 내무장관은 "정부와 탈레반이 수년 만에 평화협상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은 매우 만족스러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조만간 자체적인 협상 전략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 평화협상위원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이브라힘 교수는 "평화위원회 자체 회의를 먼저 연 뒤 정부측과 접촉하겠다"며 "탈레반 지도부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곧 열리더라도 양측간 이견 해소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