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선유세 돌입…'자립·평화 가능할까'

후보 11명 난립…1위 압둘라 후보 캠프 직원 2명 피살

10년 넘게 반군 탈레반과의 내전이 계속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차기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운동이 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차기 정권은 올해 말 이후 미군 등 외국군 주둔 여부를 결정하고 현재 최악인 치안을 회복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4월 5일 치러질 대선에는 후보 11명이 출마했으나 뚜렷한 유력 주자가 없어 혼전이 벌어질 전망이라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후보 중에는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의 친형 카윰과 카르자이 정부에서 외무장관으로 일한 잘마이 라술도 포함됐다. 무소속인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직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001년 집권 이후 헌법의 3선 금지 규정 때문에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지만 배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유력 주자는 없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인물은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다.


야당연합체인 '아프가니스탄국민연합'을 이끄는 압둘라는 2009년 대선 때 카르자이와 맞붙어 결선투표까지 갈 상황이었으나 결선투표를 포기했다. 당시 대선에선 부정 논란이 일었다.

개표 작업과 결선 투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당선자는 오는 7월 이후에나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둘러싼 난관은 많다. 직전 대선 때처럼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질 위험이 작지 않은데다 탈레반 테러나 카르자이 정권의 변덕 때문에 투표가 연기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은 아프가니스탄이 외국의 직접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치르는 첫 선거다.

대선 유세에서는 현재 카르자이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하는 미국과의 안보협약이 가장 큰 쟁점이다.

이 협약은 올해 말 이후에도 일정 규모의 미군을 아프가니스탄에 계속 주둔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대선 후보 중 공개적으로 해당 협약을 지지한 사람은 현재 압둘라 후보 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현재 선거 규제나 카르자이 대통령의 견해를 의식해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통령은 올해 말 전투 임무가 끝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주둔 여부도 확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탈레반과 분쟁을 해결하고 자체적으로 치안을 회복하는 것도 큰 과제다.

서방에서는 차기 정권이 대(對) 탈레반 평화협정을 통해 내전을 종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편 압둘라 후보 캠프의 직원 2명이 공식 유세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1일 서부도시 헤라트에서 선거사무소를 나서다가 무장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정부군이 각 후보의 유세를 위한 안전을 보장할 능력이 없거나 자신들의 임무를 소홀히 여긴다는 점을 보여주는 불길한 징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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