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앙굴렘만화제 관람객 "위안부 문제 충격적"

첫날 관람객 3천명 넘어 성황…초중고생 단체 관람도 이어져

"당신의 고통은 나의 고통입니다. 절대 잊히지 않을 겁니다. 인류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마세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앙굴렘시 앙굴렘 극장.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한국기획전 개막 이틀째인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획전 전시장인 극장 1층 벽면에는 이 같은 프랑스어 메시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위안부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서 자유롭게 글을 남겼다.

세계 최대 만화축제 가운데 하나인 앙굴렘 만화제에 올해 처음으로 소개된 일본군 위안부 만화기획전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뜨꺼웠다.

이날 오전 문을 열고 나서부터 230㎡가량의 전시장에는 20∼30명의 관객이 항상 들어차 있을 정도였다.

개막 첫날에는 초중고생 단체 관람객이 많았다면 이날은 청년이나 중장년층이 주로 찾은 것이 달라진 점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현세 기획전 위원장을 비롯해 만화가 19명의 만화, 일러스트 등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 20편과 동영상 4편이 출품됐다.

관람객들은 한결같이 벽에 전시된 위안부 피해 만화를 조심스럽게 살펴봤다.

대부분 프랑스와 벨기에,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온 만화 매니어들인 관람객들은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놀라워했다.

파리에서 왔다는 샹탈 페로쉬 씨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할머니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을까. 조금이나마 이제 고통이 덜해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벨기에에서 온 로라 로이만스 씨도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너무 충격적이다"라고 놀라워했다.

첫날에는 일본 기자와 주프랑스 일본대사관 관계자들 등 일본인들이 많았으나 이날은 아시아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한국문화영상진흥원은 개막 당일인 전날 관람객이 3천20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획전에 출품한 만화가 신지수 씨는 "유럽인들에게 위안부 문제는 전혀 생소한 일일 것이다"면서 "그래서 이번에 작품을 내면서 대사도 없이 할머니를 크게 부각시켜 그려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할머니들의 굳은 표정을 본 신 씨는 할머니들이 그런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지 않았던 소녀 시절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뛰어노는 장면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 위안부 기획전은 다음 달 2일까지 열린다.

한편,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인 올해 앙굴렘만화제에서는 1차 대전과 여성 성폭력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

프랑스 유명 만화가 자크 타르디의 1차 세계 대전 작품들이 메인이벤트로 소개됐으며 여성이 경험하는 폭력과 불평등을 주제로 한 만화 시리즈물 '길에서 그녀가 만나다' 등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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