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에 열릴 원내대표 선거에는 5선의 남경필, 3선의 이주영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혔다. 또 3선의 이완구, 김기현, 홍문종 의원 등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예상대로 8월로 미뤄질 경우 차기 원내대표는 6.4 지방선거를 지휘할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원내대표, 남경필·이주영 출마 결심…이완구·홍문종·김기현 등도 거론
남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기자와 만나 “경기도지사 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힘을 쏟고 싶다”고 밝혔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친박계 이주영 의원도 “박근혜 정부 2기를 뒷받침하고 국회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당·정·청, 대야 관계 등에서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오랜 준비를 거친 제가 적임자라고 본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남 의원은 두 번째, 이 의원은 세 번째 원내대표 도전이다. 두 의원 모두 각각 2012년, 2013년 선거에서 근소한 차로 고배를 마신 만큼 ‘와신상담(臥薪嘗膽)’ 5월 선거를 벼르고 있다.
여기에 본인들은 아직 원내대표를 입에 올리지 않고 있지만 충남도지사를 지낸 이완구 의원과 김기현 정책위의장, 홍문종 사무총장 등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 당대표, 서청원·이인제·김무성·김문수 등 물밑 경쟁
당권 경쟁은 전당대회가 6.4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직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가 먼저라는 게 후보들의 입장이지만 이미 신경전은 시작됐다.
서청원 의원은 지난달 27일 “지금 출마 여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방선거에 올인할 것”이라면서도 “대권에 나올 사람은 당권에 나오면 안된다. 자기 욕심을 채우다가는 당이 흔들린다”며 당권·대권 분리론을 제기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권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혀진다.
서 의원은 김문수 지사에게는 돌직구를 날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귀중한 취임 초기 1년을 허송세월했다"는 김 지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지사도 지지 않고 바로 다음날 “제일 고참인 나에게 해당(害黨) 운운하는가? 청와대만 쳐다보는 당은 소용이 없다”라고 반격했다.
◈ 변수는 ‘朴心’…득일까, 실일까?
당 지도부 선거의 핵심 변수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다. 원론적으로는 '박심(朴心)'을 얻는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선거를 돌이켜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친박 주류들의 낙승(樂勝)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슬아슬한 표 차이의 신승(辛勝)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남경필-김기현 비주류 조가 1차 투표에서 친박계 이한구-진영 조를 58표대 57표, 1표 차로 눌렀다. 결선 투표에서는 패배했지만 표차는 불과 6표였다.
2013년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박 핵심인 최경환 조와 범친박계 이주영 조의 표차는 8표였다.
이같은 의외의 결과는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 논란 속에 ‘당이 청와대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는 당내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청와대 견제론’과 ‘당 독자성 강화’ 요구는 현 시점에서도 유효하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서는 ‘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경호부대가 돼서는 안된다’는 공개적인 당내 비판까지 분출되고 있다. ‘朴心=당선’이라는 공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당대표 선거 역시 지방선거 성적표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박심'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정청 관계에서 당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힘을 얻고 있다”면서 “주류, 비주류, 지역 안배를 고려한 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라인업에 대한 당내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