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이 다시 만났다. 경기 양상은 이전과 비슷했지만 장소가 달랐고 결과도 바뀌었다. 이번에는 모비스가 연장 접전 끝에 웃었다.
모비스는 3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한때 14점차로 뒤졌던 열세를 극복하고 97-85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모비스는 올 시즌 SK와의 다섯 번째 맞대결 끝에 첫 승리를 따내며 징크스를 끊었다. 최근 3연승으로 28승11패를 기록, SK(28승12패)를 2위로 밀어내고 다시 단독 1위가 됐다.
모비스는 전반까지 50-46으로 앞서갔다. SK가 첫 20분동안 무려 65%라는 높은 야투성공률을 기록하고도 열세를 보인 것은 집중력 탓이었다. 모비스는 공격리바운드를 10개를 잡아 대부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모비스의 근소한 우세 속에 진행되던 경기 양상은 3쿼터 시작과 동시에 바뀌었다.
SK는 3쿼터 첫 5분동안 모비스의 득점을 5점으로 묶은 채 18점을 쓸어담았다. SK는 기세를 몰아 점수차를 14점까지 벌렸다.
순식간에 역전을 당한 모비스로서는 힘이 빠질만한 상황이었다. 양동근은 "그동안 우리가 이기다가 진 경기가 많았다.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정해진 공격을 했어야 했다. 3쿼터 초반은 내 실수가 많았다. 그래서 뒤집혔다"고 자책했다.
이후 양동근은 더 집중했다. 모비스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수비를 2-3 지역방어로 바꾼 뒤 차근차근 점수차를 좁혀갔다. 79-83으로 뒤진 4쿼터 막판 박구영의 3점슛이 터졌다. 종효 4초 전에는 문태영이 자유투를 얻었다. 2개 중 1개 성공에 그쳤지만 83-83 동점을 만들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눈앞에 둔 승리를 놓친 SK는 연장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모비스는 연장전에서 5점을 올린 양동근을 필두로 코트에 나선 전원이 득점을 올리며 여유있게 SK의 추격을 뿌리쳤다.
21점 4어시스트를 올리며 역전승의 주역이 된 양동근은 "오늘 SK를 처음 이겼다.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기고 있다가 진 경기가 많았지만 오늘은 따라가서 이겼기 때문에 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동광 감독의 사퇴로 인해 김상식 감독대행 체제에서 첫 경기를 치른 서울 삼성은 창원 LG를 88-80으로 누르고 8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3위 LG(27승13패)와 1위 모비스의 승차는 1.5경기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