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6천명·4천억대 판돈,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적발

8개 법인 설립해 기업형으로 운영, 경쟁 사이트 해킹하고 고객정보 빼내기도

경찰이 압수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수익금과 대포통장(노컷뉴스/ 부산경찰청 제공)
총 회원수가 6천여 명에 달하고, 2~3년간 오간 도박 판돈이 4천억 원대에 이르는 기업형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사이트는 해외 사무실과 점조직을 운영하며 수사당국의 예봉을 피하는 가운데에서도 전문 해커를 동원해 다른 도박사이트를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시키거나 우수회원 개인정보를 빼내 고객을 가로채는 등 치열한 경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P사와 B사 등 5개 도박 사이트 적발해 국내 운영업자 5명을 구속하고 종업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 사이트 이용자 가운데 천만 원 이상 고액 도박을 즐긴 회사원 등 12명을 입건하고, 해외에서 거주하며 이들 도박사이트 운영을 주도한 실질적인 주범과 해커 등 12명의 신원을 파악해 추적하고 있다.

P사의 국내 운영 총책인 김모(31) 씨 등 19명은 지난 2011년부터 일본에 도박서버를, 중국과 필리핀에는 사무실을 각각 차려놓고 3개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 3천5백여 명을 모집해 총 2천3백억 원대의 불법 도박으로 114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토토 사이트 운영자인 정모(36) 씨 등 13명은 2009년 6월부터 역시 해외에 서버와 사무실을 운영하며 천5백여 명의 회원을 상대로 천3백억 원대 도박판을 운영해 23억 원의 수익을 챙겼다.

경찰은 온라인게임 동호회 회원들로 이뤄진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도 적발했다.

김모(42) 씨가 동호회 회장(속칭 총군주)으로 있는 모 게임동호회 회원 4명은 2010년 1월부터 회원 1,270명을 모집해 546억 원 규모의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9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동호회 회장인 김 씨는 국내외 스포츠 경기 결과를 놓고 내기를 거는 사설 사이트를 운영해 재미를 보게되자, 사이트를 분양해주는 방법으로 회원들을 끌어들여 도박영업을 부추기고 월 300만 원의 사이트 관리비를 챙겼다

경찰은 특히 P사와 B사의 경우 해커들을 직접 고용하거나 사례비를 주고는 경쟁사이트를 공격해 마비시켜 영업을 방해하고, 회원정보를 빼내 고객 가로채기를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B 사이트는 지난해 11월 디도스(DDOS) 공격을 받은 뒤 한 해커에게 500만 원을 주고 해킹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부탁하는 한편, 경쟁업체 우수 고객회원 2천여 명의 개인정보를 100만 원에 구입해 사이트 홍보용 스팸문자 발송에 악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도박사이트가 최근 정부의 규제강화로 개인 대포통장 이용이 어렵게 되자 8개 유령회사 법인을 설립해 법인명의의 대포통장으로 도박자금을 거래한 사실도 밝혀내고 법인통장 53개 등 총 119개의 대포통장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국내 총책들이 집안에 숨겨두고 있던 현금 3억여 원을 압수하는 한편, 아파트 전세금과 예금잔액, 차량 등 2억 6천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추가 몰수하는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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