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 파문' 영국 정보기관 GCHQ 수장, 연말 사퇴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감청 담당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의 수장이 사퇴한다고 2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언 로번(54) GCHQ 국장이 올해 말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번 국장의 사퇴는 지난해부터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GCHQ 등 정보기관의 동맹국 상대 도·감청과 대규모 개인정보 수집활동에 대한 에드워드 스노든 등의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표됐다.

전날에도 GCHQ와 NSA가 인기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앱 등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영국 외무부는 로번 국장의 사임이 장기적인 계획의 일환일 뿐이라며 '스노든 폭로'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외무부 대변인은 "로번 국장은 GCHQ 책임자로서 업무 수행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며 "오늘 발표는 올해 말로 예정된 그의 이동에 앞서 적절한 후임자 확보에 착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와 독일에서 공부한 로번 국장은 1983년 GCHQ에 들어와 경력 대부분을 이 기관에서 쌓았다. 일찍부터 사이버 공격의 위험을 예견해온 인물로 꼽히며 국장직은 2008년 7월에 맡았다.

로번 국장의 사퇴로 정보수집 파문의 중심에 선 영미 양국 정보기관의 수장이 모두 바뀌게 됐다.

GCHQ의 협력기관인 NSA의 키스 알렉산더 국장도 올해 3월 임기가 끝나 물러나기로 돼 있으며 해군 사이버사령부를 책임져온 마이크 로저스 해군 제독이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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