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내부조사 문건을 인용해 가축에 사용되는 항생제 30종 가운데 무려 18개가 사람의 박테리아 감염 질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은 식품의약국이 가축에 사용된 항생제의 유해 여부에 대해 2001년부터 2010년에 걸쳐 광범위하게 조사한 내부 문건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소송 과정에서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됐다.
당시 식품의약국은 가축의 사료에 첨가되는 페니실린, 테트라시클린 등 30종에 달하는 항생제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18개의 항생제가 사람에게 음식물(가축)을 통한 항생 내성 박테리아 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은 가축을 식탁에 올린 사람들이 `가축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항생 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된다는 것이다.
항생 내성 박테리아는 사람에게 각종 질병이나 전염이 발생했을 때 일반 항생제를 통한 치료를 어렵게 하거나 심지어 불가능하게 만든다.
다만 내부 문건에 따르면 식품의약국은 나머지 12개 항생제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해마다 미국에서 2만3천명가량이 항생 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축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사망이 병원에서의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축산업계가 항생제를 넣은 사료를 무분별하게 가축에게 먹인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은 1973년부터 축산업계에 항생제 사용이 인체에 해를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1977년에는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실제로 반영되지는 못했다.
그러자 2012년 시민사회 단체들이 식품의약국의 1977년 제안을 강제로 적용해야 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문건은 소송 과정에서의 정보공개 요구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